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인민반들에서 세대별로 할당된 1/4분기 파고철 수매 과제 수행을 재촉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최근 청진시에서 인민반마다 세대별로 주어진 20kg의 파고철 과제를 수행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며 “현물이 없으면 현금으로 대체해 내라고 하면서 과제 수행을 재촉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정초에 인민반을 통해 세대별 파고철, 파지, 가루인분, 기름작물 등 각종 수매 과제를 할당하고 분기마다 계획량을 제시해 주민들의 수행 여부를 평가한다.
올해 청진시 각 세대가 수행해야 하는 파고철 수매량은 총 60kg이며, 이 중 20kg이 1분기 수매 과제로 내려졌다. 그리고 1분기 마지막 달인 3월이 되면서 인민반들에서는 속한 세대들에 파고철 과제 수행을 재촉하고 있다.
소식통은 “원래는 1년 파고철 수매 과제 계획량이 30kg였는데 코로나 때 양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매년 계획량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올해 계획량은 지난해보다는 적지만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2배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파고철 수매는 인민반뿐만 아니라 매년 직장, 학교에서도 진행되고 있어 수매 계획량을 채우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인민반들에서는 각 세대에 현물을 내지 못하면 1kg당 북한 돈 1000원으로 계산해 현금으로 바치라고 포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계획량 20kg 전체를 현금으로 낼 경우 2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현재 북한 시장의 쌀 1kg 가격은 5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단순하게 쌀 1kg에 5000원이라 하면 2만원은 쌀 4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무엇보다 하루에 2000~3000원 벌기도 어려운 주민들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닐 수 없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지금은 정말 많은 사람이 악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며 “돈이 없어 쌀조차 사 먹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현물이 없으면 돈으로 대체해서라도 무조건 바치라고 하니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주민들 속에서는 “인민반 회의를 한다고 하면 또 무엇을 바치라고 할지 겁부터 나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생활고에 쪼들려 막막한 사람들에게 맨날 바치라는 게 노랫소리이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사회적 과제는 계속해서 내려지는데 현물도 현금도 모두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이제는 반발심이 다 생긴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배고픔으로 쓰러져 가는 사람들에게 식량보다 우선적이고 중요한 건 없다”면서 “국가에서는 이러한 주민들의 실정을 외면한 채 파고철 수매와 같은 사회적 과제만 부과해 민심이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