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수공장에 무기 생산량 확충을 지시한 북한 당국이 이번엔 느리게 진행되는 ‘자동화 공정’ 대신 인원을 많이 투입하는 ‘수동’으로 전환하라는 다소 황당한 지시를 하달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5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수동으로 속도가 떠 빨라질 수 있는 공정은 과감하게 임시로 뜯어내 자동화와 수동을 다양하게 배합하는 생산 구도로 현재 무기 생산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군수공업부 긴급 지시와 행정 집행 사항(사안)이 자강도 중요 군수공장들에 하달됐다.
여기엔 ‘48시간 내에 불필요한 자동화 장치와 기계를 모두 제거하고 임시 수동으로 전환하라’는 구체적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당(黨)의 군수생산 구상과 의도를 관철하라’라고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이 담겨 있다는 암시를 주면서 빠르게 집행하라고 압박한 셈이다.
아울러 ‘오늘 밤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는 각오’도 재차 강조됐다고 한다. 무기를 많이 만들어 내서 각종 시험(발사)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판매하면서 자금을 버는 ‘국방 경제’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당국은) 인민군대 신(新)무기 편제와 다량 생산에 동원된 자강도 군수공장 공장들은 안정적인 생산 자동화 라인을 갖추고 흥타령을 부를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무기 생산 시간을 단축은 1호(김 위원장) 방침에 해당하는 사안임을 중요하게 못 박았다”고 말했다.
사실 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고난의 행군) 때 김정일이 당 자금을 쏟아부어 자강도 군수공장의 현대화·자동화를 꾀했다고 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간부들 사이에서는 ‘굶어죽는 환경에서도 꾸린 장비’ ‘이를 뜯는 건 국가적 낭비’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를 인지한 듯 당국에서도 맞불을 놓았다. “이상이 아닌 현실적 감각을 갖추라”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자동화 장치를 안 뜯어내겠으면 시간 단축의 다른 방도를 찾아오라”고 압박하고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새로운 무엇을 창조할 사이(시간이)면 로씨야(러시아) 전쟁이 종결될 수도 있으며 그 사이에 우리가 목표한 인민군대 내 유효기간 만료 무기·탄약 교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점을 지상의 명령으로 받아들이라고 포치했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
무기 판매 및 새로운 무기 실전 배치가 시급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람이 많이 투입되는 작업으로 전환하라고 재차 독려한 셈이다.
하지만 이른바 ‘대중의 힘’을 믿으라는 ‘개미 역사’를 되풀이하는 당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군수 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무기 생산 시간 단축을 위한 정책은 당연히 환영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