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무역 지역 간 온도차…평북만 통제 강화되는 이유는?

中, 유엔 대북제재 눈치보나…철강·알루미늄 등 제재 품목은 국제사회 시선 덜 쏠리는 지역서 거래

지난 2019년 북한으로 이동하는 트럭들이 줄지어 단둥 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시행하면서 지방 무역을 다소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가 공식 무역의 대표적 거점인 평안북도의 경우에는 여전히 강력한 무역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26일 북한 무역 사정에 밝은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과 평안북도 신의주시 간 무역은 코로나 시기보다 오히려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 국경 봉쇄로 통제가 강화됐던 지난해에도 철강, 유리, 시멘트, 알루미늄 같은 건설 자재들이 열차를 통해 단둥에서 신의주로 들어왔지만, 최근 들어 건설 자재 수입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신의주에서 진행 중이던 고층 아파트 건설이 자재 부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조선(북한)이 건설 자재를 적극 수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국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중 간 무역 관계가 올해부터 급격히 냉랭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말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도 “중국 해관(세관)이 최근 북한으로 반출하는 물품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품목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반입된다는 점을 중국 정부가 예민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대북 제재 품목에 해당하는 강철, 알루미늄 등 금속 제품에 대한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이 제재 품목을 북한에 수출할 때 세관 내 인맥을 동원해 세금 명목의 뇌물을 내고 물건을 반출하곤 했으나 최근에는 단둥 세관의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져 제재 품목을 북한으로 수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단둥의 경우 북한이 어떤 물품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지를 다른 지역에 비해 자세히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한 대북 제재 품목의 경우 단둥보다는 남방 쪽에서 선박으로 북한에 들여보내거나 훈춘으로도 많이 들여보낸다”고 언급했다.

단둥은 대북 제재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 때문에 비교적 시선이 덜 쏠리는 다른 지역에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국경 봉쇄 여파로 무역 통제가 강하게 이뤄졌던 함경북도나 양강도 지역은 최근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공식 무역이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되고 밀수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통제가 완화된 분위기다.

북한 당국이 ‘지방 발전 20×10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건설 자재나 기계를 들여오기 위해 지방의 무역 자율권을 다소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20×10 정책’에 무역 확대되자 北 시장 외화 환율 강보합세)

북한 내부 소식통은 “현재 밀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함경북도, 양강도, 자강도, 평안북도 순”이라며 “코로나 시기에는 국가가 승인한 물건만 들여오고 내갈 수 있었다면 지금은 국가가 승인한 물품을 들여오면 나머지는 어떤 물건을 들여오든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