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분야에서 3만 4000여 탈북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북한인권운동에서 탈북민들의 역할과 활동 증대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통일부 주최 2023 북한인권 상호대화 제5차 토론회에서 “탈북민들은 북한인권에 있어 절대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탈북민들이 북한인권 활동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위원장은 “북한인권은 탈북민들이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의 과제”라면서 ▲탈북민 구출 ▲북한의 인권탄압에 대한 대국민 여론전 및 국제적 환경 조성 ▲북한 내 정보 및 한류 문화 유입뿐만 아니라 북한 반인도범죄와 관련한 정확한 자료를 확보해 국제기구와 북한인권 조사기관이나 단체에 제공하는 일에서도 탈북민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인권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가 상호 견제가 아닌 협력을 통해 서로의 성과를 공유하며 북한인권활동을 북한의 환경에 맞게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김윤희 국제민주연구소(NDI)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제는 탈북단체 활동가들이 북한인권의 피해자 또는 간접 경험자로서 증언,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주도적인 북한인권 활동가로 변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북한인권 정보의 수집, 분석 및 평가, 홍보, 공론화를 위한 연대 및 협력체제 구축 등 탈북민 활동가들이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이 존재한다”며 “정보 분석, 평가의 전문성을 키워 북한 출신 연구원의 시각으로 정보 분석 평가가 이뤄진다면 보다 현실성 있는 연구조사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탈북민 주도의 국제사회 옹호 노력은 호소력의 측면에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끌어내는 데 있어 전략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탈북단체, 활동가들이 북한인권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과 기여를 감안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탈북단체, 활동가의 역할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패널인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회장은 탈북민들의 북한 내 정보유입 활동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북한과 중국에 연계되는 인적자원들이 많은 탈북민들이 이 활동을 지속해서 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또 북한 정권이 내부 통제를 위해 만든 법과 규정에 얼마나 많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지 알리기 위해 북한의 법안이나 규정을 입수해 공개하는 활동도 필요하다면서 “북한인권 탈북단체들의 활동 증대가 곧 탈북사회의 역량 강화에 이바지하고 결국 북한인권 운동의 최고 목표인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대표는 “북한에서 살다 온 사람들은 북한 정권이 북한 주민을 핍박하고 인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직접 피해자로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북한인권 운동에 있어서 탈북민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한 내에 정보를 유입하는 활동에 대해 “북한 주민의 교육과 인식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탈북민들이 외부 정보 유입을 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잘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며 “탈북민 단체가 북한 주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 및 용어로 자료를 만들어 유입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이제는 조사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가 보편적 관할권을 가지고 책임자 처벌과 기소를 하는 구체적인 법적 행동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해야 할 때”라며 “북한의 반인도범죄를 책임규명하는 일에 탈북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