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도 안 끝났는데 내년 농사 걱정… “물 원천 확보하라”

함경북도, 물 원천 문제 해결해야 한다며 나선시 시범 단위로 지목…일꾼들은 한숨·걱정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12일 “함경북도에서 관개체계를 완비하는 사업에 계속 큰 힘을 넣고 있다”면서 “올해에 들어와 백수십개의 양수장을 새로 건설한 도에서는 지난 4월 말까지 계획된 관로설치공사를 전부 결속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가 추수가 끝나기도 전부터 내년 농사를 위해 물 원천을 찾는 사업을 지시하면서 나선시를 시범사업 도시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는 내년 농사를 위해 물 원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서 나선시를 시범 단위로 내세우고 추후 다른 도내 시·군들에 경험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우선 나선시에 물 원천 확보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는 이달 6일 나선시 농업 부문에 9·9절(북한 정권 수립일) 이후 보름간 여유를 가지고 물 원천을 적극 찾아내기 위한 사업 방안을 직접 발로 뛰면서 모색해 올려보내라고 지시했다.

도는 물 원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방안을 고안해내지 못한다면 시설물 관리 및 구조물 보수·정비 사업이나 양수장 건설 등의 방안이라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는 올해 어떻게든 물 원천을 확보해서 물 대기 방법을 개선하고 물 낭비를 없애고 농사를 과학적으로 지을 수 있는 방식을 알아내 농사를 짓는 모든 도내 시·군 농촌들에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리마 대고조 시기 100만 정보의 경지면적을 확장하라는 당의 호소를 받들어 농촌의 물 문제를 해결한 그 시기의 영웅들처럼 정신과 사상을 무장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선동했다. 이어 하늘만 바라보고 자연재해에는 꼼짝 못 한다는 식으로 일하지 말고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 보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지시를 받든 나선시의 일꾼들은 돈도, 자재도, 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방대한 일을 해낼 방도가 없다며 한숨을 내쉰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일꾼들은 해마다 물 원천 문제로 떠들고 작년에도 물 원천 문제가 일정에 올랐으나 해결 방도가 없었는데 올해라고 뾰족한 수가 뭐가 있겠냐면서 무엇으로 총화를 하겠냐고 벌써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도는 도시의 공장, 기업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농장들을 하나씩 맡게 했다고 한다. 농촌에 살림집 건설이나 해주고 만세나 부를 게 아니라면서 농촌의 선진화를 위해 도시가 도와주고 힘써야 나라의 먹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정작 농장들에서는 도시 공장, 기업소들에서 나서서 관개시설 공사를 해줘도 영농공정 수행에서 물관리의 과학성을 보장하질 못하니 그냥 낭비이고 괜한 일거리만 만드는 행위라는 비난이 나왔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