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소에 이름 걸어두고 밀수로 큰돈 번 여성, 공개재판 받아

도매상에 신고 당했다가 비사회주의 문제시…"정세 긴장할수록 적들의 준동 심각, 예리하게 살피라"

북한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농장의 논갈이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해남도 재령군 원천동원사업소에 적(籍)을 걸어두고 밀수하며 돈벌이해온 여성 주민이 이달 초 공개재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재령군 원천동원사업소 원천 수매 부원으로 등록돼 있는 40대 김모 여성이 이달 초 공개재판을 받았다”며 “그는 중국과의 무역으로 재령군 농장들의 농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들여오면서 개인 밀수까지 하며 많은 돈을 벌어온 인물”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는 재령군 원천동원사업소에 적을 걸어놓고 컨테이너 화물차량을 움직이면서 중국과 무역을 벌여 사업소에 필요한 것들을 들여오는 동시에 개인 밀수도 왕성하게 해 큰돈을 벌어왔다.

그는 농사에 필요한 여러 물자를 중국에서 들여와 황해남북도나 개성 쪽 농장들에 팔아넘기는가 하면 여러 경공업 제품을 해당 지역 도매상들에게도 넘겨 돈을 벌었는데, 그러던 중 한 도매상에게서 돈을 수금하는 과정에 발생한 마찰로 지난 1월 도 안전국에 신고당했다.

신고를 받은 도 안전국은 그로부터 한 달간 김 씨가 속한 인민반 주민들을 통해 그에 대한 여론을 파악하고 동향을 살폈다. 그러다 여러 수상쩍은 점들을 포착하고 가택수색을 벌였다.

수색 당시 김 씨의 집에서는 달러가 담긴 20kg짜리 마대 2개와 북한 돈 5000원짜리 지폐가 담긴 마대 2개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그는 2월에 엄중 분자·위험 분자로 예심에 넘겨졌고, 이달 초 공개재판에 회부됐다. 이 공개재판은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 일꾼이 주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일꾼은 먼저 “겉으로는 도내 농사에 필요한 자재 무역을 했다고 하지만 국경 지역으로 침투되는 적들의 불순녹화물을 몰래 숨겨두고 배포하면서 떵떵거리고 살고 있었다”며 김 씨가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질러 공개재판을 받게 됐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적들은 항상 이렇게 일반 주민들과 달리 툭 삐지게 벗어나 잘사는 자들을 노리고 있다”, “적들은 돈을 벌려는 돈벌레들, 출세욕에 눈먼 자들, 조직 생활을 하기 싫어하는 자들을 신통하게 찾아내 더러운 수단으로 이용하다 버린다”는 등 이번 공개재판을 반간첩 투쟁의 장으로 활용했다.

또 “그의 행위가 탄로 나게 된 것은 해외에서 살고 있는 재중동포들이 국경에서 활동하는 적들의 불순물 반입 통로와 대상을 신고해준 덕분”이라면서 “중국이나 국경에서도 사회주의 조국의 번영을 위해 적들의 준동을 알려오는 예리한 눈들이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이번 회의는 ‘정세가 긴장할수록 적들의 내부 준동이 심각하다, 적이나 간첩이 별 게 아니다. 이렇게 당에서 하지 말라는 짓을 하고 딴짓하는 자들이 적이고 간첩이니, 예리하고 살피고 신고하라’는 말로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