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군절 맞아 민간 무력 열병식 참가자 지원사업 지시 내려져

여맹 조직 궐기해 쌀밥·9종 반찬 도시락 보장하기로…연이은 열병식에 지친 주민들 불만 표출

북한이 7월 27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기념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양시가 선군절(8월 25일)을 앞두고 9·9절(북한 정권수립일) 75주년을 맞아 열리는 민간 무력 열병식 행사 참가자들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평양시는 선군절을 맞으며 평양시의 모든 기관기업소들과 동 인민반들이 공화국 창건 75돌 경축 민간 무력 열병식에 참가하는 인원들을 적극 지원할 데 대한 지시문을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당위원회는 우선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이 자진 궐기해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열병식 준비에 한창인 참가자들의 야식을 보장하거나 간식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특히 시당은 여맹에서 먼저 발 벗고 나선 이 사업을 9월 초까지 쭉 연결해 평양시 구역당별로 하는 것이 좋겠다며 구역당들에도 이를 포치한 상태로 전해졌다.

현재 자진 궐기해 나선 3개 구역의 여맹 조직은 각 인민반을 통해 돈을 모아 참가자 1인당 쌀밥, 3가지 고기반찬, 6가지 채소반찬 등으로 구성된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하고, 교대 조를 짜서 3일간 한 조씩 돌아가며 열병식 참가자들의 숙소를 찾아 이를 전달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평양시에서 정치 행사가 있으면 각 구역이나 동에서는 솔선하고 나서 평가받고 낯내기를 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열병식이 연속으로 열리고 그 부담이 하도 커서 오히려 불만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7·27(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열병식으로도 이미 한번 고생했는데, 이번 열병식에 또 돈을 내고 참가자들에게 줄 쌀밥과 9가지 이상의 반찬을 마련하자니 인민반장들부터 의견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더욱이 모든 재료를 장마당에서 사들여야 하고 열병식뿐만이니라 달마다 국가건설에도 지원해야 하는 등 허리를 펼 새 없이 지원사업에 몰리고 있어 힘들다는 입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평양시당은 이 같은 불만 의견이 제기되자 ‘국력 강화를 세상에 과시할 열병식 참가자들을 위한 야식, 간식 지원사업에 대놓고 의견을 부리는 것은 사상적인 문제’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고 한다.

한편으로 시당은 ‘선군절이라 하는 것이니 이번 지원사업에 잘 동원되자’며 달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