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절 이후 첫 강연은 ‘곤란 계속되나 이겨내자’…주민들 실망

함경북도 시·군당 선전부 일꾼 현지 강연…또 허리띠 졸라매자는 내용에 주민들 내내 한숨

2019년 6월 촬영된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에서 ‘곤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겨내야 한다’는 내용으로 정권 수립일(9월 9일) 이후 첫 당 선전선동부 주관 주민 강연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9·9절(북한 정권 수립일) 이후 첫 강연에서 가을이 와도 경제적인 곤란은 계속될 것이며 주민들은 이 곤란에 주저앉지 말고 서로 돕고 이끌면서 맞서 나가야 한다고 해 강연을 들은 주민들이 실망을 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당은 9·9절 이후 시·군당 선전부 일꾼들이 직접 기업소 등 현지에 나가 강연을 진행하도록 했다.

실제 김책시당 선전부의 한 일꾼은 현지 강연에서 ‘코로나 병마의 침습을 이겨내니 또 자연재해가 덮쳐 더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고 운을 떼 주민들은 강연의 시작부터 침울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시당 일꾼은 ‘코로나 병마와의 싸움에서 아파서 쓰러지면서도 다들 굶어 죽지 않으려고 고생하고, 하루 한 끼를 먹으면서도 굶어 죽는 이웃은 없어야 한다며 서로를 도와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냈다’면서 ‘다시 한번 허리띠를 든든히 매자’고 추동했다.

또한 그는 ‘벌여놓은 살림집 건설, 공장 현대화, 농촌혁명 강령 집행, 지방경제 활성화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코로나 때보다 더 바쁘고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웃을 살피면서 한 직장이 한집안 식구가 돼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은 강냉이밥에 물을 말아 된장을 놓고 먹는데 이밥에 떡을 치고 돼지고기를 홀로 먹으면 살로 가겠는가. 배추 한 잎도 나눠 먹고 쌀 한 줌도 나눠먹자’며 ‘혁명하는 시대의 인민으로서 시대정신에 맞게 살아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탁월한 수령을 모신 인민의 힘을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다져 고난을 이겨내고 함께 강성국가의 이상향을 향해 나가야 한다’면서 ‘국가의 자주적 존엄이 없으면 망국노의 신세가 되니 지금 당장 배가 고파도 나라의 국방력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며 인민군대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가 끝나면 국경도 열리고 사는 것이 좀 나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곤란이 지속될 것이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강연을 또 듣게 되자 내내 한숨을 쉬며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