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결과 과장?…北 의도는?

한미에 혼란 주면서 기술력 과시 의도…김정은 "8차 당대회 기간 당에 올린 보고 중 최고" 극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신형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첫 시험발사를 전날(2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지난 2일 동해상으로 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 ‘화성포-16나’형 시험발사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은 한미 군 당국에 혼란을 주면서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8일 국방과학 부문에 정통한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 매체가 지난 3일 밝힌 시험발사 결과에 대해 “로동신문에 나온 내용은 개발된 극초음속미싸일 기술의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는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1차 정점고도 101.1㎞, 2차 정점고도 72.3㎞를 찍으며 비행해 사거리 1000㎞ 계선의 조선 동해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1000㎞)에 대해 “우리 군의 분석과 차이가 있으며 과장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한미일이 분석한 결과는 600여㎞”라고 밝혔다.

북한과 합참이 밝힌 사거리가 400여㎞ 차이가 나자 일각에서는 궤도를 변경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의 특성상 우리 군이 북한의 미사일을 완전히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신문에 발표된 사거리는 콤퓨터(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으로 목표한 수치”라며 “고도, 속도를 의도적으로 강제 제한하면서 실제로는 이 같은 사거리가 나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신문도 “시험발사는 안전을 고려하여 사거리를 1000㎞ 한도 내로 국한시키고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지연과 능동구간에서의 급격한 궤도변경 비행 방식으로 속도와 고도를 강제제한하면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활공도약형 비행궤도 특성과 측면 기동 능력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사거리를 과장해서 발표했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일단 “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가능한 능력치를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거짓이 아니며 의도적으로 능력을 강제 제한해 시험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실제 시험 결과가 아닌 가능치를 발표한 것은 세 가지 이유로 압축된다.

첫째, 한미 당국의 미사일 탐지 능력을 시험하려는 의도다. 한미 군 당국의 미사일 추적에 혼선을 주는 동시에 한미 당국 또는 한국 내부에 균열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미의 대공 방어 수단인 패트리엇으로도 자신들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둘째, 이 무기는 괌이나 하와이 등의 미군 기지를 겨냥한 것이지만 남북 간 군사 충돌이 일어날 경우 한미의 대공 방어 수단을 회피해 일본 오키나와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로(러시아)-우크라 전쟁을 보면서 군사 전략의 판을 새롭게 짜고 있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직접적으로 도와주지 못하는 것처럼 북남(남북) 전쟁에서도 미국과 일본이 괴뢰한국을 지원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게 내부 판단”이라고 전했다.

북한 군 수뇌부는 유사시 괌이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국을 지원하는 병력과 자산의 전개를 막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비행거리에 대한 ‘강제제한’을 강조한 것은 북한 주장대로 주변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한 측면이 일차적으로 있겠지만 미국의 괌 기지를 타격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주일 미군과 그 주변의 항공모함단 등 1000㎞ 내의 목표지점도 타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는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부각하는 성과로 드러냄으로써 내부 결속을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는 실제 비행 고도와 사거리, 궤도 등이 명확하게 보고됐으며, 김 위원장 역시 시뮬레이션과 실제 시험 결과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 발사는 8차 당대회 기간 당에 올린 보고 중 큰 선물”이라며 국방과학부문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크게 치하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괌도 일본도 때릴 수 있다”며 “적들이 우리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