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이어진 비에 피해 잇따라…주민들 밤 꼬박 새워 가며…

어려운 형편에 기왓장 교체 못해 천장에서 빗물 흘러내려…처지 비관하며 한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센바람과 폭우, 큰물(홍수)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면서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 대응에 나선 각지 소식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최근 함경남도 함흥시에 며칠간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서 일부 주민 세대의 집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의 피해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함흥시에 며칠 동안 비가 멈추지 않고 내려 깨진 기왓장을 교체하지 못한 땅집(단층집)에 사는 일부 주민 세대들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단층집에 사는 주민들은 질이 좋지 않아 자주 깨지거나 금이 가는 기왓장을 교체해 지붕을 보수해야 하는데, 코로나 이후 생활 형편이 어려워져 대부분 기왓장을 교체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함흥시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천장에서 빗물이 줄줄 새 바닥에 물이 차는 피해를 입은 단층집 주민 세대들이 속출했다.

이에 주민들은 며칠간 밤을 새 가며 낡은 옷가지로 천장에서 흘러내린 빗물을 닦아내는가 하면 곳곳에 대야나 양동이를 놓아 빗물을 받아내고 물이 차면 비우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비가 새 고생하는 세대가 우리 인민반에만 8세대나 된다”면서 “한두 곳도 아니고 여러 곳에서 비가 떨어져 어린애들이 있는 세대들은 자식들을 피해가 없는 이웃집들에 보내 잠을 재우고 자신들은 밤을 꼬박 새워 가며 계속 옷가지로 물을 닦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없어 천장 수리를 할 수 없는 주민들은 비가 멎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식량이 없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집에 빗물까지 새 밤잠도 제대로 못 자니 주민들은 자신들의 처량한 처지에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고 했다.

한편, 전날(10일) 북한은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이례적으로 철야 방송을 내보내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태풍 카눈은 11일 평양 부근에서 소멸했으나 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강풍과 폭우, 홍수 피해 대응에 나선 각지 소식을 전하면서 즉각적인 대책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