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성 질병 환자 급증…의약품 부족에 수질 개선도 난망

소식통 "약 부족해 돈 있어도 구하기 어려워…수도에서 소독약 냄새난 게 언제인지 까마득"

평양시 낙랑구역 상하수도관리소.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평안남도에 수인성 질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여름철이면 수인성 질병이 확산하지만, 의약품 부족으로 인해 대처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최근 콜레라, 파라티푸스와 같은 질병에 걸린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는 먹는 물이 나쁘기 때문”이라며 “물이 좋은 양덕, 맹산 산골 사람은 걸리라고 해도 안 걸리고 물이 나쁜 바닷가(문덕, 평원, 숙천) 사람들이 많이 걸린다”고 전했다.

문제는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으로 인해 주민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병원이 약을 제공하지 않은 지가 너무 오래됐고 모든 것이 전부 자력갱생”이라며 “보통 열이 나면 아스피린, 정통편 등을 장마당에서 사 먹고 설사하면 지사정이나 아편팅크를 사 먹는데 요즘은 약품이 부족해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본보는 지난 6월에도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모내기에 동원됐던 학생들이 수인성 질병에 걸려 복통 등의 증세를 호소했으나 의약품 부족으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모내기 동원된 北 학생들 집단 복통 호소…원인은 오염된 물)

실제 북한은 상하수도 시설이 취약해 오수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심각한 수질 오염 문제를 겪고 있다. 주민들 역시 오염된 물로 인해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는데, 특히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환자들이 더욱 많이 발생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21년 7월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VNR)에 따르면 안전한 식수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는 2017년 기준 전체의 60.9%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수도 소독에 필요한 약품 등 자재 부족으로 충분히 정수하지도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수원지를 소독하기는 하지만 약품이 없어서 그냥 자갈층과 모래층을 통과시키는 기계 소독만 하는데 그것도 오래돼서 비가 오면 흙탕물이 그대로 나온다”며 “수돗물에서 소독약 냄새난 게 언제인지 까마득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6월 평안남도에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산업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공장들에 대한 대책으로 ‘그루빠’를 조직해 공장 주변 강물의 오염 정도와 수질 상태를 조사하는 사업을 진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상하수도법 강력 집행 지시…주타격대상은 평안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