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행사 돌발상황 막아라…청년들에 전쟁노병 담당시켜

작은 실수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만전…청년 담당자 두고 신속 정확한 대처 주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경축 대공연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당·정·군 간부들, 참전군인, 전시공로자 등이 참석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27일 0시에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승리 70돌 경축 대공연’을 진행한 가운데, 이번 행사에 초대된 전쟁노병들을 배려,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청년 담당제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러시아 대표단의 참석하에 진행된 대공연에서 고령의 노병들이 작은 실수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노병들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여러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청년 담당제를 실시하고, 청년들을 노병들 사이사이에 앉혔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청년들에게 전쟁노병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상황에 맞게 능숙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당과 조국을 위해 전쟁의 불바다 속을 헤치며 우리의 강토를 지켜내고 조국을 사수한 혁명의 원로들이고 혁명의 선배들이니 그들을 아끼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성심성의를 다해서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청년 담당자들은 행사 시작 전 노병들이 행사 도중 물을 찾거나 갑자기 화장실을 가려고 하는 등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철저히 예습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북한은 청년들에게 ‘담당한 노병이 행사 도중 건강에 이상을 보이면 현장에 있는 보장성원에게 빠르게 알려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신속 정확한 대처를 주문했다고 한다.

아울러 북한은 ‘담당한 노병이 공연 시작 전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제멋대로 행동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보장성원에게 보고하고 함께 행사장에서 나와 미리 마련해 놓은 대기실로 가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청년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1호 행사로 진행되는 대공연에서 복잡한 일이 생기면 청년 담당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강조해 청년 담당자들이 행사 시작 전부터 상당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 공연 시작 후 몇몇 노병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이 보고돼 청년 담당자들이 함께 대기실로 이동시키는 사례가 일부 발생했으나 그 외에는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공연이 잘 끝나 청년 담당자들이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