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옷차림, 말투 단속 강화…청년들은 뒤돌아 코웃음

김주애 모습과 대비해보며 불만·반항심 갖기도…"남조선 문화 따라하려는 욕구 끊어내기 어려워"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전경. /사진=이승주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프로파일러 제공

최근 북한이 청년들의 한국식 말투나 옷차림에 대한 단속을 또다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년들은 겉으로만 순응하는 척할 뿐 속으로는 코웃음을 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에서 청년들이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거나 남조선식(남한식) 말투를 쓰는 것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고 “방학이 끝나면서 대학들에서는 규찰대를 조직해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의 옷차림부터 남조선식 말투를 쓰는 행위까지 일일이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청년들이 자본주의풍 옷차림을 하고 다니면 불러세워 가위로 찢어버리기도 하고 단속된 대상을 사상투쟁 무대에 세워 망신을 주는가 하면 단속된 청년들의 부모가 다니는 직장에도 통보해 부모들까지 비판받게 하는 식으로 단속과 통제를 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의주시에서는 방학이 끝나고 등교를 시작한 첫 주 생활총화 시간에 ‘괴뢰들의 말투를 따라 하거나 흉내 내다 단속에 걸리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교양이 일제히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이런 교양에 형식적으로만 수긍하는 태도를 보일 뿐 뒤로는 냉소 짓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단정하지 않은 옷차림이나 머리단장은 물론 한국식 말투를 쓰는 것은 모두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로 여겨져 심한 경우 크게 처벌받기도 하지만 한국식 옷차림, 말투를 따라 하려는 청년들의 욕구는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연인 사이에 오빠라고 부르는 것도 안 된다고 단속하는데 국가에서 하라는 대로 동무라고 하는 청년들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단속이나 통제로도 막을 수 없을 만큼 청년들 속에 남조선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져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청년들은 최근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의 모습과 자신들을 대비해보면서 불만과 반항심을 드러내고 있다.

소식통은 “자제분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국제 옷을 걸친 모습을 볼 때면 어처구니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우리를 단속하기 전에 본인들부터 국산 제품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청년들의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는 연초부터 남조선을 적대국이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으니 앞으로 남조선 문화 단속에 더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남조선 문화를 동경하고 따라 하려는 청년들의 욕구와 열정을 완전히 끊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