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돗물 제대로 공급되지도 않는데 사용료는 꼬박꼬박…

전기 들어와도 하루 20~30분 정도인데 사용료는 규정대로 징수…주민들 불만 터뜨려

2019년 6월 촬영된 함경북도 국경 지역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주민들이 제대로 공급되지도 않은 전기·수돗물 사용료 강제 징수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최근 청진시 주민들은 전기와 수돗물이 자주 끊기거나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인민반들에서는 인민반장이나 위생반장들이 세대들을 돌면서 전기와 수돗물 사용료를 꼬박꼬박 받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기와 수돗물은 원래도 잘 공급되지 않았으나 이달 들어서면서 더 심각한 수준으로 공급이 저하됐다. 전기는 종일 오지 않거나 온다고 해도 하루 20~30분밖에 오지 않고, 수돗물은 열흘에 한 번 정도 겨우 공급돼 주민들이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민들은 규정된 사용료를 모두 낼 것을 강요받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인민반에서는 인민반장이 각 세대를 돌며 제대로 공급되지도 않은 전기 사용료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한 주민은 “전기를 도대체 몇 분을 주고 돈을 거둬가는가? 한 달에 절반 이상이라도 전깃불을 준다면 그러려니 하겠다. 돈이 없어 낼 형편이 안 돼 내지 못하니 가서 신고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고 한다.

수돗물 사용료의 경우에는 수돗물을 끌어올리는 데 쓴 부대비용까지 주민들에게 전가하고 있어 주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은 물을 높은 곳에 있는 물탱크로 끌어 올린 뒤 중력을 이용해 각 가정으로 공급하는 중력급수공급시스템(GFS)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전기 사정이 안 좋아 양수기로 물을 끌어 올린다면서 주민들에게 양수기를 돌리는데 필요한 연유(燃油)값까지 청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악한 기반 시설과 만성적인 공급난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음에도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사용료를 명목으로 돈을 거두는 것에만 골몰하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 사람들은 쌀부터 시작해서 전기, 물 등 하나부터 열까지 자체로 해결하며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런데 국가에서는 제대로 공급도 해주지 않으면서 사용료를 꼬박꼬박 받아내고 있으니 주민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