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결속됐다더니… “기본면적의 60% 수준에도 이르지 못해”

인력·자재 부족, 가뭄에 모내기 마무리되지 않은 곳 상당…민심 동요 우려한 거짓 발표 가능성도

황해남도 강령군 삼봉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국적으로 기본면적의 모내기를 끝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완료하지 못한 곳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모내기가 전국적으로 기본면적의 60%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노력(인력) 부족, 기계 및 농약 부족, 가물(가뭄) 등으로 인해 모내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기본면적은 전체면적에서 밀보리, 이모작, 감자 재배 면적 등을 제외한 면적으로, 전체면적의 약 6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북한에서 전체면적 모내기는 6월 말까지 진행된다. 다만 기본면적조차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소식통의 말에 미뤄볼 때 전반적으로 모내기에 차질이 빚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본보는 지난달 초 북한 농장에서 자재, 농기계 부족에 더해 인력 동원까지 난항을 겪어 모내기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농번기 인력 동원 비상… “지원 있지만 필요 인력의 10%도 안 돼”)

소식통은 “예년에 없이 어려운 조건 때문에 모판에서 생육이 지연돼 모내기 시작이 늦어졌다”면서 “코로나 비루스 대유행으로 동원 노력까지 부족해 전반적인 지역에서 모내기가 늦어져 결속(마무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연간 15만 톤 이상 곡물 생산 지역인 평원, 문덕, 숙천군이 올해 평안남도에서 제일 늦게 모내기에 진입했다”며 “모내기가 시작되던 날 작업장은 텅 비고, 가물로 수원지 물이 말라 물도 대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모내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은 위성사진으로도 포착됐다. 북한 주요 곡창지대 및 평야 지대 5곳의 위성영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올해 모내기 진척도가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하늘에서 본 북녘] 6월 중순 모내기 81.3% 진행…볏모 1/5 못 내)

이런 상황임에도 북한 당국이 서둘러 모내기 결속을 언급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 농업 부분에 밝은 한 탈북민은 “경제난,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모내기마저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했을 경우 내부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주민들은 모내기에 문제가 생기면 가을걷이에도 차질을 빚어 식량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민심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거짓 발표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이 탈북민은 “목표 일까지 모내기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농업 관련 간부들은 책임 추궁당하거나 심하면 철직된다”며 “이 때문에 일선의 간부들은 당국에 허위 보고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처벌 우려에 모내기 결과를 허위 보고한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모내기 끝냈다’ 허위 보고…북한 당국 “오지게 총화하겠다” 엄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