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 주민들, 김정숙 서거일 맞아 사적지 꾸리기에 7000원씩 부담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혁명사적지의 김정숙 동상.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할머니이자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의 서거일(9월 22일)을 맞으며 김정숙의 생가로 알려진 회령시 오산덕의 사적지 개건 공사에 물질적 지원을 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김정숙 동지의 서거일을 맞으며 회령시의 모든 당원조직과 청년동맹조직, 여맹조직, 직맹조직 등이 조직별로 오산덕 사적지 꾸리기 사업에 지원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민들이 더는 버티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또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오산덕 사적지 개건 공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죄를 지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애국미 헌납운동을 벌여 오산덕 사적지 개건 사업에 상당량의 애국미와 현금을 들였지만, 이로써도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고 국가적인 문제 해결도 없자 또다시 주민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관련기사 보기: 함경북도 안전국, ‘애국미’ ‘지원금’ 헌납 강요…주민들 쓴웃음)

이에 도당은 회령시가 자체의 힘으로 오산덕 사적지 건설을 다그쳐 내년 태양절(김일성 생일) 110주년,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80주년까지 무조건 끝내고 당과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승리의 완공 보고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아울러 도당은 회령시 주민들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떨쳐나 김정숙 어머님 고향집을 자체의 힘으로 꾸린 것을 당에 보고해 그만큼 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자면서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말로는 자원성의 원칙에 따라 진행한다고 해놓고 주민 1인당 7000원씩 지원하도록 분배했다”며 “주민들은 사적지 건설 비용을 일체 주민들에게 부담시키고 내지 않으면 다른 시선으로 보고 반동처럼 취급해 굶어도 내야 하는 실정이니 기가 막힌다며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주민들은 노골적으로 비용을 전가하는 도당에 대놓고 불만을 드러낼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통탄해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소식통은 “18일부터 22일 서거일 당일까지 오전 독보와 저녁 6~7시 녹음, 영화문헌, 강연회를 조직해 김정숙 어머님과 수령님(김일성)의 혁명역사 문헌학습을 해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