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접근 돌격대원, 총격에 사망…북한 당국은 사체 방치 ‘충격’

소식통 "사건 발생 2주 경과, 별다른 조치 안 해...군인들엔 '15일 표창 휴가'"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에 설치된 북한 초소.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의 총격에 사망한 시체가 강변에 그대로 방치되는 일이 재차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지난 11일 혜산시 압록강변에서 20대 청년이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발포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면서 “그런데 사체를 압록강에 그대로 방치해 주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주일이 경과하는 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사망한 이 청년은 삼지연지구 살림집 건설에 동원됐던 평안남도 돌격대원이라고 한다. 식량 구입을 위해 혜산에 들어섰다가 조직을 이탈했는데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이다.

즉, 이 청년은 사건 당일 저녁 10시경 압록강에 들어섰다 잠복 근무 중인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발견됐고, 군인들은 즉시 20발의 총격을 가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해 8월 말 국경봉쇄 선으로 1~2km 계선에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이에 접근한 인원과 짐승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격하라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이후 국경연선 지역에 특수부대인 폭풍군단과 7군단 군인들을 대거 투입하고 전기 철조망과 지뢰 설치 등 국경봉쇄에 총력을 기울여 왔는데, 곳곳에서 군인들이 발포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했었다.

북한 당국의 사후 대처는 더 충격적이다. 담당 군인에게 ‘잘했다’고 격려할 뿐만 아니라 표창휴가까지 줬다는 것. 즉 충성심이 높은 군인으로 본보기로 내세우고 있어 너도나도 ‘총격’으로 공을 세우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당국은 총격을 가한 군인들에 국경경비총국과 여단장 감사와 15일의 표창휴가를 지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저하된 군인들의 사기를 올리면서 탈북을 사전에 철저히 막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시체 방치에 대해서는 일단 북한식(式) 비이성적 코로나 방역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른바 ‘시체에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가던 미상의 인물이 총격에 의해 사망했지만 고의로 방치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총살해놓고 시체 압록강에 방치하는 北 국경경비대)

소식통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것도 아니고 우리(북한) 쪽에서 강 근처에 접근했던 사람임에도 사체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이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긴장감을 고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