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5세 아이 실종 사건에 ‘발칵’… 돌격대가 인신매매?

소식통, “아이 실종 이후 사건 진척없자 지방 돌격대 의심… 평양 주민들과 갈등 고조”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건설장의 청년 돌격대원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중순 북한 평양시에서 어린이 실종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안전부 전체가 사라진 아이를 찾고 있지만 수사가 진척되지 않자 애꿎은 지방 출신 돌격대원들에게 의심의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최근 평양시 평천구역 봉남유치원에 다니는 5살 남자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온 후 갑자기 사라졌다”며 “평양시 안전부가 어린이 유괴에 무게를 싣고 이 사건에 대한 긴급포치를 한 상태”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라진 아이의 엄마는 지난달 16일 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온 후 ‘다른 곳에 나가지 말고 꼭 집에 있으라’고 당부를 하고 시장에 나갔는데 다녀와보니 아이가 사라진 상태였고,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아이를 발견하지 못해 담당 분주소(파출소)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담당 분주소가 가까운 인민반에 협조를 요청하고 아이를 찾기 위해 수색했지만 끝내 아이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평양시 안전부까지 나서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평양시로 드나드는 유동 인구를 검열하는 모든 10호 초소와 평양시 순찰대에서도 아이와 동행하는 모든 행인을 검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평양 선교구역에서 6살 아이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평양시 안전부는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 실종 사건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 이 부분도 집중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 볼 점은 안전부가 아이의 실종을 해외 인민매매 행위와 연관짓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안전부가 하달한 수사 포치문에는 ‘평양시 돌격대에 배속되어 일하고 있는 국경의 마구잡이 패당들이 어린아이들을 유괴해 국경으로 끌고가 외국에 팔아먹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안전부가 수사 포치문을 통해 평양시 살림집 건설을 위해 지방에서 동원된 돌격대원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지방 돌격대원에 대한 평양 주민들의 증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소식통은 “평양 주민들은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거나 동냥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조건 지방사람으로 취급하면서 ‘사람구실 못하고 다니는 것들은 죄다 지방것들’이라고 욕질을 해대기 일쑤”라며 “그러자 지방에서 온 돌격대원들은 ‘평양시 주민들을 위해 죽을둥살둥 일하는 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억울해 한다”고 전했다.

안전부가 나서서 지방 돌격대가 평양에 들어온 후 여성들과 어린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니 모든 화살이 돌격대 청년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아이가 없어졌으면 주변 조사를 하고 왜 아이가 사라졌는지를 찾아야지 근거도 없이 국경 사람들이 아이를 끌고가서 외국에 팔아먹는다는 소문을 내는 게 말이 되냐”며 “안전부가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범인을 만들어 책임을 뒤집어 씌울 생각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사라진 아이의 행방은 현재까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