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양시 순안구역 안전부 경비분대의 20대 군인이 여러 명의 상급 군인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순안구역 안전부 경비분대에서 복무하는 군인이 분대장이 요구하는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급 군인 5명에게서 폭행을 당했고, 이것으로 심한 뇌타박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남도 함흥시가 고향인 이 군인은 지난 2021년 안전부 초모로 입대해 신병훈련을 마친 후 순안구역 안전부 경비분대에 배치돼 현재까지 군 복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까칠한 성격 탓에 평소 상급 군인들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왔고, 실제 상급 군인들은 언젠가 그를 한 번 세게 골탕 먹이려 잔뜩 벼르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이 군인이 속한 분대의 분대장이 상급 군관의 부탁을 받았다며 그에게 50달러를 상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생활비도 넉넉지 않아 외출도 못 하고 있던 처지였기에 “지금은 집에서 돈이 오지 않아 해줄 수 없다”며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분대장은 “한번 쓴맛을 봐야겠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고, 이튿날인 지난 1일 저녁 부분대장을 비롯한 4명을 대동해 그를 어느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가더니 구석에 몰아놓고 집단폭행을 가했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상급 군관들에게서 받은 숙제(상납)를 하급 군인들에 내리 먹여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군인들은 그렇게 떠안은 숙제를 부모의 도움으로 해결해 와 오죽하면 ‘자식이 군대에 가면 부모의 군 복무가 시작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지금은 주민들의 어려워진 생활로 부모들이 군인 자식들의 숙제를 해결해주기가 어려워졌다”며 “그러다 보니 군인들이 숙제를 못 했다는 이유로 상급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군인은 폭행으로 심하게 다쳤음에도 부대에 신고하지 않고 다른 이유를 들어 사회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대에 상황을 알려도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신고꾼’으로 낙인찍혀 군 생활만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인생의 황금기를 군에 바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일인데 상급이 요구하는 부탁을 들어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폭행을 당하고, 이에 반항하면 더 큰 폭행을 당하는 것이 여기(북한) 군인들의 일상”이라며 “결국 문제는 군 복무를 하는 군인들에게까지 뇌물을 요구하는 윗 간부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권력이 있거나 돈 있는 집안의 자식들은 다른 군인들을 때려도 돈이나 권력을 내세워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군대 내 폭행은 만연화돼 있다”며 “결국 군대 내에서도 돈도 권력도 없는 집 자식들이 폭행당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