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시 보위부, 불법 손전화 ‘대소탕전’ 선포…연말 숙제 때문?

송금 브로커들 찾아가 노골적으로 몇천 위안씩 요구…순순히 응하지 않으면 추방 언급하며 협박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보위원들이 연말 숙제(상납)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최근 회령시 보위부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사용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소탕전을 선포했다”면서 “주민들은 이것이 연말 숙제를 위한 주민 주머니 털기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위원들은 한 해가 마무리되는 12월 연말이 되면 상급에 바쳐야 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민 단속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단속에 ‘대소탕전’이라는 말까지 쓰면서 여느 때와 다른 공포감을 조성하고 많은 금액의 뇌물을 받아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현재 보위원들의 주된 표적은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돈벌이하는 송금 브로커들이다.

소식통은 “돈 나올 데가 송금 브로커들밖에 없어 이들이 보위원들의 고기밥이 되고 있다”며 “실제로 보위원들은 송금 브로커들을 찾아다니며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는데, 액수가 너무 커 송금 브로커들이 그 부담 때문에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령시에서 활동하는 한 송금 브로커는 최근 2명의 보위원에게서 총 2만 위안(한화 약 366만원)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이에 이 송금 브로커는 “입에 거미줄 치는 생활을 하면 몸이 고달프고 송금이라도 해서 좀 먹고살자면 보위원들에게 시달림을 받아야 하니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보위원들은 송금 브로커 일을 그만뒀더라도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로 명단에 올라 있는 대상이면 이유를 불문하고 찾아다니며 마구잡이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특히 보위원들은 순순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추방을 언급하며 협박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회령시 보위원들은 이미 중국 휴대전화를 빼앗겨 6개월간 벌이를 하지 못한 한 주민을 찾아가 5000 위안(약 91만원)을 바칠 것을 요구했다. 해당 주민은 ‘이관 일을 못 하게 돼 돈이 없다’고 했으나 보위원들은 ‘추방돼 산골짜기에 가야 정신을 차리겠느냐’며 엄포를 놨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제는 보위원들이 몇천 위안은 눈 깜짝하지 않고 요구하니 강도도 이런 날강도가 어디 있느냐”며 “그렇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돈을 바치지 못하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니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