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일부 송금 브로커들이 탈북민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한국과 중국 등 해외에 있는 탈북민들과의 연락을 부추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에서 일부 송금 브로커들이 탈북민들과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탈북민 가족들의 집을 찾아다니고 있다”면서 “전에는 탈북민 가족들이 송금 브로커들을 찾아다니며 남조선(한국)이나 중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할 수 있게 해달라 부탁했지만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송금 브로커들이 이렇게 탈북민 가족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최근에는 북한에 있는 탈북민 가족들에게 전달되는 돈의 액수도 줄고 횟수도 줄어 송금 브로커들이 돈벌이하기가 쉽지 않은데, 여기에 보위원들이 계속해서 숙제(상납)를 내려 당장 몇 푼이라도 벌기 위해 탈북민 가족들을 찾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제 탈북민 가족들을 찾아가 “탈북민들과 전화 통화를 시켜주겠으니, 도움을 받으라”며 꼬드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응하는 탈북민 가족은 거의 없다고 한다.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니 탈북민 가족들도 잘 알지 못하는 송금 브로커들은 아예 상대하지 않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어쩌다 한 번씩 거래하는 탈북민 가족들에게 돈을 전달하고는 보위원들과 짜고 돈을 회수해 나눠 먹는 송금 브로커들도 있고, 가짜 보위원을 탈북민 가족 집에 들여보내 돈을 빼앗거나 돈을 내놓지 않으면 목숨을 위협하는 송금 브로커들도 있기 때문에 탈북민 가족들은 거래 이력이 별로 없는 송금 브로커들을 신중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으로 대부분의 탈북민 가족은 집에 찾아온 송금 브로커들을 그냥 되돌려보내지만, 어떤 이는 끈질기게 계속 찾아와 탈북민 가족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이달 중순 회령시에서는 한 탈북민 가족의 집에 2~3년 전 한두 번 거래한 적 있는 송금 브로커가 찾아와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내밀며 “한국에 사는 가족과 통화하게 해주겠다”고 먼저 제안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탈북민 가족은 “오늘은 집에 손님이 오기로 해 안 된다”, “몸이 아프다”고 둘러대며 송금 브로커를 몇 차례 돌려보냈으나, 그가 이후에도 끊임없이 찾아오는 통에 결국 “전화하지 않겠다”며 직접적으로 거절 의사를 표했다는 전언이다.
송금 브로커가 먼저 찾아와 통화를 시켜주고 돈까지 받아 주겠다고 하는 것은 돈을 꿀꺽할 심산이거나 보위원들의 앞잡이가 돼 단속에 걸리게 할 목적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송금 브로커들도 본인들이 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보위원들의 부탁을 하나라도 들어주지 않으면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기 때문에 갖가지 수법을 동원해 돈 벌 방법을 모색하는 게 지금 송금 브로커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