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 <36> 집필을 다시 시작하며

작년 11월 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로비서 있은 “2020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특별전시회”에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등 20개 탈북민 사업체가 참여했습니다. 현장에서 탈북민 태영호 국회의원에게 제가 일부 참여단체에 대해 친절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사진=림일 작가 제공

김정은 위원장! 저와 편지에서는 오랜만입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평양의 당신에게 다소 정중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비판(건의)성 편지를 계속 쓰는 사람이 제가 아닐까 합니다. 1968년 평양서 태어나 28년간 살았던 내가 당신보다 인생 선배죠.

1997년 3월부터 여기 서울서 산 지 올해로 25년째입니다. 참다운 정의와 진실, 공정과 비판이 살아있는 이곳 자유민주주의 체제서 나날이 살수록 내 고향 평양이 얼마나 거짓과 위선의 사회이고 독재 집단이었는지 새삼스럽게 느끼곤 한답니다.

내가 살아봐서 알지만 공화국 인민들이 수령인 당신에게 올리는 편지는 사실 ‘가짜편지’이죠. 어떤 부문에서 자랑찬 혁신과 기적이 창조되었고, 또 어디서는 인민이 본받아야 할 미덕이 발생했다는 등 당신에게 맹목적 충성을 강요하는 내용이죠. 엄밀히 그것도 개인이 아닌 조직단체의 승인이나 위임을 받아쓰니 과연 진실성이 있을까요.

나라 밖의 현실은 전혀 모르고 오로지 밤낮으로 노동당에서 알려주는 허위정보만 습득하는 인민들은 그것이 진짜인 줄 알고 없는 눈물도 만들어 흘리며 당신에게 열심히 충성합니다. 안 그러면 그 사회에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니 말입니다.

그런 황당한 편지놀음에 일부 간부들은 출세를 하고 정작 수령과 인민 간의 거리는 멀리 떨어졌습니다. 이런 체계를 만든 장본인은 바로 “수령님(김일성)이 건강하려면 근심 걱정 없고 기쁜 일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당신 부친(김정일)이죠. 이른바 ‘충성편지’로 불리는 그 가짜편지 문화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공화국의 현실이죠.

이토록 봉건왕조 국가적 행정체제를 평양사람들은 정작 모르고 사는 것이 문제죠. 설령 일부 인민들이 안다고 한들 함부로 말을 못하도록 노동당에서 강압적 사회통제를 완벽히 하기에 결국 당신이 오늘날 그렇게 쉽게 독재정치를 하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 한반도의 두 개 수도, 평양과 서울을 모두 살아본 내가 민족의 일원으로써 당신의 잘못된 국가통치관, 인민지도관, 사회개념관 등을 자유민주주의 시각에서 건실하게 비판하려고 이 손에 펜을 들어서 올해까지 17년째이죠.

지난 2009년부터 신문칼럼을 쓰기 시작한 내가 2015년부터 새해 첫 칼럼을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일간지와 주간지 등에 실었지요. 2015년 7월부터 쓰기 시작한 당신에게 보내는 연속편지를 2017년 5월에 35화로 중단했었습니다. 4년간의 공백이 다소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후에 적절한 기회가 되면 그 이유를 설명하지요.

2021년 2월인 이달부터 과거 일시 중단했던 <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를 36화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당신한테 심히 잘못된 국가경영정신, 인간증오사상, 오만과 독단 등을 과감히 지적하는 편지 내용과 분량은 기존의 형식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변함없이 2천만 인민의 솔직한 마음을 편지에 담으렵니다. 당신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사는 한갓 동물과도 같은 ‘특등머저리’ 인민들의 말못하는 진심을 제가 여기 서울서 평양의 ‘특등독재자’ 당신에게 낱낱이 알려드리죠.

김 위원장! 내 편지를 보든, 안 보든 그것은 당신의 자유지만 이것도 분명 ‘김정은 시대의 대외적 부분의 진실한 기록’이라고 생각하기에 계속 집필할 것입니다. 언제인가 세계 최고의 독재자 당신에게 자유 진영에서 가장 진실한 마음으로 쓴 최다 편지로 기네스북에 오를 수도 있는 <김정은께 보내는 림일의 편지>를 꼭 보시기 바랍니다.

2020년 2월 8일 ㅡ 서울에서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