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재일동포 후손, 브로커 통해 일본 친척과 연락했다가…

북한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 후손과 그의 부탁을 받아 일본 현지의 친척과 전화 연결을 해준 함경북도 회령시의 브로커가 보위부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일본에 친척이 있는 한 재일동포 3세 여성과 그의 부탁을 받고 외국에 전화 연락을 한 회령시의 브로커가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외국에 친척이 있는 주민들은 친척들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써도 좋다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편지를 보내주겠다는 내용의 지시문을 내리고 실제 해당하는 주민들에게 편지를 쓰게 했다.

다만 외국에 친척이 있는 주민들은 실제 편지가 보내졌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보위부에 직접 문의해 “당에서 한 약속이지 않은가. 다 보내졌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마음을 품었다고 한다.

청진시의 재일동포 3세도 편지를 보낸 주민 중 한 명이었는데, 그는 편지를 보낸 지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나 소식이 없자 회령시의 브로커를 통해서 일본에 있는 친척에게 연락했다가 보위부에 꼬리를 잡혀 문제시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재일동포 3세 여성은 회령 브로커를 통해 일본 현지에 있는 친척과 연락이 닿았다”며 “그런데 그 연락으로 여기(북한)에서 10번 보낸 편지를 일본에서는 2번 밖에 못 받아보았고, 일본에서는 편지를 받은 즉시 2번에 걸쳐 많은 옷가지와 돈을 보냈지만, 이것이 한 번도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2번의 편지를 받자마자 30만엔, 2000달러의 돈과 공업품들을 북한에 보냈다는 일본 친척의 이야기를 들은 재일동포 3세 여성은 격분해서 즉시 보위부에 달려갔으나, 보위부가 되레 소식을 듣게 된 경위를 따지고 들면서 결국 회령시 브로커까지 붙잡히게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재일동포 3세 여성과 회령시 브로커 두 명은 현재 보위부 구류장에서 예심을 받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이들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붙잡힌 여성과 같은 처지에 있는 청진시 내 재일동포들 사이에서는 “편지를 쓰라고 하는 것도 외국에서 오는 돈을 강도질하기 위해서다” “국가가 아니라 뻔뻔스러운 도적집단이다”면서 격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