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국제법] 핵추진잠수함: UNCLOS·IAEA·환경법 ‘3중 위반’ 가능성

북한이 8700톤급 핵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며 함체 전체의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핵잠 도입사업에 대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는 공격적인 행위”라며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2025년 12월 25일, 북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 지도 모습을 공개하면서 핵추진잠수함의 완전한 선체 외부 형태를 처음 드러냈다. 이를 두고 사실상 핵반응로가 이미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는 다수의 전문가 분석이 이어졌는데, 건조가 최종 단계에 진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9월 16일 우리 군 당국이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북한에 퇴역 잠수함의 핵반응로 모듈을 제공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는 소식도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정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제핵확산방지체제 근간을 흔드는 사태로, 단순 기술 이전을 넘어 유엔 안보리 결의 제1718호, 1874호, 2270호 등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북한 핵추진잠수함 개발의 국제법적 도전

2025년 3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존재가 처음 제기된 북한의 8700톤급 핵추진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는 단순한 군사력 증강 차원을 넘어서는 국제법 체제에 대한 직접적 도전과도 같다. 김정은 정권은 이를 두고서 “핵전쟁 억제력의 대비”라고 선언했으나, 국제법적 관점에서 이는 해양법, 핵안전보장, 환경보호법의 “3중 위반 가능성”을 구성한다. 특히 러시아 기술 지원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 단독의 위법을 넘어 국제 공공질서에 대한 공동 위반으로 확대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북한 핵추진잠수함 개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핵무력 건설 동시 추진” 노선 일환으로 추진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핵추진잠수함 개발은 NPT 체제, IAEA 안전조치협정, UNCLOS 핵심 규범들과 충돌할 소지가 크며, 실제 운용 방식에 따라서는 이들 국제규범의 중대한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다.

UNCLOS 위반의 3중 구조

첫째, 해양법협약(UNCLOS) 제20조 “무해통항 시 수면 항행 의무 위반”으로 “잠수함 및 기타 수중 운항체는 영해에서 무해통항 시, 수면에서 항행하고 그 깃발을 표시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이는 잠수함의 은밀성이 타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규범이다. 북한 핵추진잠수함은 기존 디젤 잠수함보다 수중 체공 시간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되므로, 해당 규정 위반의 빈도와 심각성이 배가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수면 항행 의무 없이 한국과 일본 영해를 무단 통과할 경우,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 “평화와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949년 코르푸 해협 사건(Corfu Channel Case, United Kingdom v. Albania) 판결에서 영해 내에서의 비통보·위협적 통항이 연안국 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논리는 잠수함이 무해통항 시 수면 항행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행위 역시 영해 주권 침해로 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핵추진잠수함의 경우, 그 위협이 단순한 군사적 차원이 아니라 ‘핵위협’으로 확대되므로 영해 주권국의 대응 권한이 더욱 강화된다. 그동안 북한은 동해·서해에서 수시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왔다. 2025년 5월 7일, 북한은 원산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동해에 긴장을 고조시켰다. 핵추진잠수함이 이러한 발사 임무에 투입될 경우, 수면 항행 의무 위반은 물론 미사일 발사로 인한 제39조 해협의 평화적 이용 의무 관련 추가적인 UNCLOS 위반이 동시 발생 가능하다.

둘째, UNCLOS 제23조 “핵추진선박의 사전 통보 및 동의 의무 위반” 관련 사안이다. UNCLOS 제23조는 “핵추진선박 및 핵 또는 본질적으로 위험한 물질을 운반하는 선박은 영해 무해통항 시 국제협정에 따른 특별 예방조치를 준수하고 문서를 소지해야 한다”고 규정, 이는 핵사고 위험 최소화를 위한 국제 공공안전 규범이다. 북한은 IAEA 안전조약을 탈퇴했기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핵안전 문서를 소지할 수 없다. 따라서 핵추진잠수함이 영해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제23조 위반이 된다. 특히,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잠수함을 운항할 경우, 핵사고 발생 시 국제적 구조·구난 협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제사회는 핵사고 시 투명한 정보 공유를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한 제206조에서는 “국가가 자국 관할권 내 활동으로 인해 타국 환경에 손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북한은 핵추진잠수함 건조·운항으로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는지, 그 결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환경정보 공개 의무 위반으로도 간주될 수 있다.

셋째, UNCLOS 제194조는 해양환경 보호 의무 위반 관련해 “국가는 해양환경 오염을 방지·감소·통제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한다. 핵추진잠수함은 핵연료 누출, 방사성 물질 배출, 사고 시 해양생태계 파괴 등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북한의 핵안전 기준은 국제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풍계리 핵실험장 붕괴 사고, 2019년 원산 핵시설 방사성 물질 누출 의혹 등은 북한의 핵안전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025년 6월, “북한이 평산 우라늄 정제시설에서 우라늄 폐기물을 남한으로 흘러내리는 강에 직접 방류하고 있다”는 보도(《데일리NK》, 2025.6.10.)도 확인된 바 있다. 이는 이미 북한이 해양환경보호 의무를 고의적으로 위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나아가 핵추진잠수함 사고가 동해와 서해에서 발생할 경우, 방사성 물질은 한국·일본·중국의 어장과 해양생태계를 동시에 파괴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국내법 위반이 아니라 국제공공재로서 해양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국제환경법상 “국경을 넘는 환경 손해”에 해당한다.

IAEA 안전조약 위반과 핵물질 추적 불가능성

북한은 199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 2003년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였다. 이로써 북한과 IAEA 간 포괄적 안전조치협정(CSA)의 이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CSA는 모든 핵물질의 평화적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국제적 메커니즘이다. 핵추진잠수함 원자로에는 고농축우라늄(HEU) 또는 저농축우라늄(LEU)이 사용되는데, 북한이 이러한 핵물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경우 IAEA 안전조약의 “핵물질의 불법적 전용”에 해당한다. 특히 핵추진잠수함 연료는 폐연료 재처리 시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하므로 핵확산 위험이 배가된다. IAEA는 2024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물질 생산량과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핵추진잠수함의 개발은 이러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잠수함의 이동성은 핵물질 추적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다. 2025년 12월,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의 완전한 선체를 공개했지만, 내부 전투체계와 기능하는 반응로가 설치되었는지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라는 보도(《CNN》, 2025.12.24.)가 확인되었다.

더욱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는 NPT 제1조와 제2조를 동시에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270호가 금지하는 핵·미사일 관련 물품 및 기술 이전에 정면으로 저촉될 수 있다. 2025년 9월, 우리 군은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북한에 퇴역 잠수함의 핵반응로 모듈 2~3개를 제공했다”는 정황도 포착(《한국경제》, 2025.9.17.)했는데, ‘모듈’은 반응로, 터빈, 냉각시스템 등 핵추진 장치의 핵심 구성요소다. 이는 안보리 결의 1718호(2006년) “모든 핵 관련 물품 금수”, 1874호(2009년) “무기 금수 및 기술 이전 금지” 그리고 2270호(2016년) “핵·미사일 기술 이전 금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또한 기술 이전이 입증된다면, 유엔 국제법위원회(ILC) 국가책임 초안 제16조 국제위법행위의 원조·지원 금지 원칙 위반으로도 평가될 수 있다.

환경법적 책임과 해양생태계 위협

핵추진잠수함 사고는 단순한 군사적 차원의 사고를 넘어 지역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1986년 체르노빌과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방사성 물질의 장거리 확산과 장기적 환경 손해를 보여주었다. 북한의 핵추진잠수함이 동해에서 사고 발생 시, 방사성 물질은 동해안 한국·일본 어장을 통해 태평양으로 확산될 것이다. 이는 UNCLOS 제194조 “국경을 넘는 환경손해 방지 의무”의 명백한 위반이다. 특히, 북한의 과거 태도와 정보 비공개 관행을 감안하면, 사고 발생 시 국제적 구조·구난 협조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우려도 크다. IMO는 핵선박 안전규정을 통해 핵선박 관련 설계·운영·해체 기준을 규정하는데, 북한은 IMO 회원국이지만 핵추진잠수함 건조 과정에서 방사선 안전, 핵폐기물 관리, 사고 대응 체계 등 IMO 기준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북한이 해양환경보호 의무를 상당 기간 체계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정황 증거로 볼 수 있다.

또한 앞서 UNCLOS 위반 관련해 언급한 제206조 환경영향평가 의무 측면에서 북한은 핵추진잠수함 건조·운항으로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는지, 해당 결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환경정보공개 의무 위반으로도 볼 여지가 있다. 국제환경법은 “환경정보에 대한 공중의 접근권”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공개는 국제협력 의무를 거부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방해하는 행위가 된다. 한편, 동해는 한국·일본·러시아의 공동어장이자 해양생태계의 핵심 지역이다. 방사성 물질 누출은 플랑크톤, 고등어·오징어 등 주요 어종을 통해 먹이사슬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고, 이는 단순한 환경 손해를 넘어 식량안보 위협으로 직결될 것이다.

국제법 체제 회복을 위한 즉각적이고 단호한 대응과 한국의 역할

북한의 핵추진잠수함 개발은 단순한 군사력 차원의 증강이 아닌, 국제법 체제의 근간 자체를 흔드는 존재적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UNCLOS, IAEA, 환경법을 동시 위반하는 행위는 국제 공공질서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자, 핵확산 방지 체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드는 위험한 시도다. 북한의 핵추진잠수함 관련 사안에 대한 묵인은 국제사회 대응 기회를 영구 박탈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국제법의 무력화를 의미한다. 이는 한국·미국·일본 3국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의 공동 대응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중국은 동해 해양생태계 보호와 북한의 핵확산 방지라는 두 가지 이해관계를 동시에 지니므로, 중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를 상기시키고, NGO와 협력하여 증거 기반 애드보커시를 전개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 12월 이후,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으로 2차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지금의 상황은 한국이 단순히 방어적 대응을 넘어 국제법적 책임규명의 주도국으로서 진일보해야 할 시점이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IAEA 사찰권 부활, UNCLOS 공동 대응, 러시아 제재 강화 등 즉각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제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국제법적 논리와 정밀한 증거들로 무장한 정부·학계·NGO 등 주요 행위자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것이 그물에 갇힌 국제법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