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북도 평산군에 우라늄정련공장이 있다. 광산에서 캐낸 우라늄 광석을 정련 및 제련을 하고, 최종적으로 ‘옐로우케이크’라고 하는 우라늄정광을 생산하는 곳이다. 우라늄정광은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 등 핵물질 생산시설로 옮겨져서 고농축 처리 과정을 거치고 우라늄 핵폭탄을 만드는 재료로 활용된다. 이곳 평산 우라늄공장에서 생성되는 폐기물은 강 건너 저수지로 보내져서 침전시켜 왔는데, 침전지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폐수를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위성자료는 미국의 환경체계연구소(Environmental Systems Research Institute)가 제공하는 World Imagery Wayback에 공개된 이미지(월드뷰-3)를 이용해서 폐수 방류 상황을 살펴봤다. 침전지에서 방류된 폐수는 하천을 따라 흐르다 예성강과 만나고 남쪽으로 흘러서 우리 강화만을 거쳐 서해로 빠져나간다. 우리의 강하천과 해양 오염이 우려되는 정황이다.

지난해 10월 말 촬영된 고해상 위성사진(해상도 60㎝)에서 평산 우라늄공장의 침전지에서 폐수가 배수로를 통해 소하천으로 방류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하천은 2㎞를 흘러서 예성강과 만나고, 예성강물은 남으로 흐르다 한강에서 나오는 물과 만나고 강화만을 거친 다음 서해로 빠져나간다.
위성사진 좌상단에서 보듯이, 평산 우라늄공장에서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폐기물을 저수지로 보내서 침전시켜 왔다. 저수지에 고체의 쓰레기가 쌓이면서 검은색 슬러지가 형성이 됐고, 바닥에 쌓여서 수면 위까지 올라왔으며, 폐수는 침전지 밖으로 넘칠 듯이 늘어나는 형국이 된 것이다. 북한이 침전지를 방치하다가 정화 처리되지 않은 폐수를 그대로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북한이 저수지 바깥 배수로에서 지하로 굴을 뚫어서 침전지와 연결 및 개통을 했고 폐수를 흘려보내는 모습이 고해상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침전지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배수로를 따라 방류되는 모습이 검은색으로 확인된다. 우라늄정광 폐기물을 침전지 밖으로 무단 방류하는 것이다.
이곳 침전지 배수로 공사는 미국의 위성 민간 전문가인 제이콥 보글이 2023년 1월 5일 자신의 웹사이트(AccessDPRK)에 미상 굴착 공사를 공개하면서 처음 포착됐다. 배수로 공사는 2022년 이른 봄인 3월경에 시작된 것으로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된다. 데일리NK에서도 2024년 6월 22일 배수로 공사 상황을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분석, 평가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하늘에서 본 북녘] 평산 우라늄공장 침전지 배수로 공사 포착) 지난해 10월 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배수로가 침전지까지 지하터널로 연결됐으며, 침출수가 소하천을 따라 방류돼 흐르는 것이 확인됐다.

평산 우라늄공장 강 건너에는 넓은 면적의 저수지가 있다. 표면적이 34ha인 것으로 측정된다. 북한이 핵물질 생산 활동을 해옴에 따라 침전지에 폐기물이 쌓이고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파악된다. 시기별로 배열한 위성사진을 보면, 2006년에는 슬러지가 1.9ha에 불과했는데, 2018년이 되면서 7.5ha로 면적이 늘었고, 지난해 2024년 10월에는 16.6ha로 크게 증가한 것이 식별된다. 고체 쓰레기인 슬러지가 쌓여서 올라오고 폐수가 주변으로 밀리면서 침전지 표면적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침전지는 오염이 심화돼서 녹색으로 변했고 녹조현상까지 식별된다. 독성의 고약한 악취가 주변에 진동할 것으로 판단된다.
몇 년 전 대북 인터넷 매체인 38노스와 RFA(자유아시아방송)에서 평산 우라늄공장 폐수가 예성강으로 누수돼서 남한의 한강 하구와 서해가 방사성 폐기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국내 언론에서도 사안의 심각성과 우려가 비등해지자, 한국 통일부에서는 한강 및 서해에서 샘플을 채취해서 검사기관에 수질 분석을 의뢰했고 결과를 공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2019년 10월 21일 통일부 발표에서는 “한강 및 서해 샘플에 특이 사항은 없고, 평산 우라늄정련공장에는 고방사능 오염물질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하면서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다.
여기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과거에는 파이프라인이 노후화돼서 폐기물이 새면서 예성강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정황이었다. 이후 파이프라인이 보수 또는 교체됐는지 누수 상황은 위성사진에서 포착되지 않는다. 지금은 북한이 침전지 폐수를 의도적으로 하천에 방류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드러난 상황인 것이다. 2024년 하반기에 배수로 공사를 완료했고, 평산 우라늄공장 침전지에서 폐수를 본격 방류하는 것이 고해상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국제사회가 위성으로 북한 주요 시설을 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북한이 폐기물을 무단 방류한 것이다. 북한은 이웃에 대한 배려나 고려가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오염됐을 예성강물이 남쪽으로 흘러서 우리 강화만과 경기만을 거쳐서 결국은 서해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확인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