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 확산에 양강도 소학교들 보름 넘게 수업 중단·임시 방학

당초 11~21일에서 29일까지로 방학 기간 연장…사망자도 발생해 어린이 집밖 출입 철저 단속 강조

북한 함경북도 남양노동자구 시내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에 원인 모를 열병이 확산해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들이 수업을 중단하고 임시 방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백암군을 비롯한 일부 군들에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열이 나고 눈이 충혈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열병이 돌고 이것이 다른 시·군에도 퍼져 11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수업을 중단하고 임시 방학을 실시한다는 긴급 포치가 내려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열병이 계속해서 확산하자 임시 방학 기간을 29일까지로 연장한다는 포치가 추가로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양강도 농촌 지역에서는 이번 열병으로 어린이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강도는 주민들에게 열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알리면서 무엇보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니 어린이가 있는 세대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게 철저히 단속하라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망자가 나온 것은 최근 몇 년간 잘 먹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 현재까지 내려진 조치는 임시 방학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부하기보다 밖에 나가 뛰어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이들이 보름 넘게 집에만 있으니 밖에 나가겠다고 떼를 쓰기도 해 부모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면서 “이에 부모들은 지금 돌고 있는 열병이 하루빨리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소학교 학생들은 통상 1월 초부터 2월 중순까지 한 달 반가량 겨울방학을 보낸다. 그리고 이후부터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4월 1일 전까지는 학교에 나가 진도가 다 나가지 않은 부분들을 보충수업 받거나 이미 배운 것을 복습한다.

특히 새 학기를 바로 앞둔 3월 말이면 학생들이 학교 및 교실 꾸리기를 하는데, 현재 양강도에서는 원인 모를 열병의 확산으로 임시 방학이 진행 중이라 학생들이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어 대신 학부모들이 꾸리기 사업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매년 3월 말에는 학교들에서 벽, 바닥에 페인트칠이나 횟가루칠을 하는 꾸리기 사업이 진행되는데 소학교의 경우에는 보통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동원된다”면서 “다만 올해는 열병 때문에 방학을 하게 되면서 모든 꾸리기를 학부모들로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단 30일에 새 학기를 위한 임시 등교가 예정돼 있지만, 방학이 추가로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서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시 방학은 양강도 소학교들에만 내려진 조치로, 초·고급중학교(우리의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현재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하고 있으며 지난 27일부터는 학교와 교실 꾸리기에 동원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