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직동청년탄광 갱 봉괴 사고… ‘원아소대’ 내몰았다가…

새해 들어 생산실적 높이자며 경력 1년도 채 안 된 중등학원 출신 노동자들 들이밀어

2·8직동청년탄광.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평안남도 순천의 2·8직동청년탄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 11일 2·8직동청년탄광에서 붕락(붕괴) 사고가 일어났다”며 “6명이 갱에 갇혀 구조 작업에 들어갔지만, 상황이 어려워 언제 구조가 될지 모르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갱은 몇 년간 묵혀뒀던 갱으로, 탄광 노동자들이 들어가기를 주저하자 중등학원 졸업생들로 소대를 꾸려 내몰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2·8직동청년탄광에는 경험 있는 기능공이나 제대군인들도 많지만, 경력이 많을수록 편의를 봐주는 분위기인 데다 텃세도 너무 세다 보니 갓 들어온 새내기 탄부들이 힘든 곳에 주로 배치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탄광 당위원회는 올해 생산 목표가 다른 때보다 높고 1월부터 성과를 내고자 묵혀둔 갱을 다시 살리기로 토의하고 이 갱에 부모 없는 중등학원 졸업생 탄원자 10여 명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광 당위원회는 이들을 ‘원아소대’라고 부르면서 ‘너희들은 안팎으로 밀어줄 데가 없는 어리고 경험 없는 청년들이니 이 갱을 맡아서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앞으로 너희들의 행로를 개척하라’면서 무조건 갱으로 들이밀었다”고 덧붙였다.

탄광 노동자가 된 지 아직 채 1년이 안 돼 천공, 발파, 굴진 기술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이들이 새해 벽두부터 생산실적을 높이라는 탄광 당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경험 있는 기능공도 없이 갱에 그대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붕락 사고가 발생했고 여전히 갱 안에 갇힌 6명을 구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탄광 측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어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시신이라도 수습하려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등학원 졸업생 출신들을 비롯한 탄광 노동자들은 이번 사고에 ‘우리가 그 갱도에 갔다면 우리도 사자밥이 됐을 것’이라면서 부모도 형제도 없어 울어줄 사람도 없는 이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다”고 전했다.

한편, 탄광 측에서는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중등학원 졸업생들로만 소대를 꾸려 투입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판단하고 다행히 사고가 난 갱에서 살아 나온 이들을 다른 갱으로 나눠 재배치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이번 사고 이후 탄광에 배치된 중등학원 출신 노동자 일부가 몰래 짐을 싸서 나가는 일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신고를 받은 탄광 안전부는 불량아들이라고 비판하고 분명 방랑아로 살아갈 것이라면서 이들의 행적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