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남도 평성시 안전원, 보위원들이 1년치 식량을 배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보기 드문 풍작을 이룩했다는 선전에 일꾼들은 예년보다 많은 배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보다 적은 공급량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15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평성시 안전부 안전원들에게 1년치 식량이 배급됐다.
아내, 아들과 가정을 이루고 사는 평성시의 한 안전원의 경우 1년치 배급으로 입쌀 50kg과 껍질이 붙어 있는 통강냉이(옥수수) 200kg을 받았다. 옥수수 껍질을 제외하고 먹을 수 있는 옥수수 낟알만의 무게를 쟀을 때는 140kg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쌀을 옥수수로 바꿀 때 무게를 2배로 치는데, 그렇게 치면 이 안전원 3인 가족이 1년치 식량으로 240kg의 옥수수를 받은 셈이 된다.
보통 사회안전성 소속 안전원이나 국가보위성 보위원들은 1인당 200kg의 곡물을 1년치 식량으로 배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몫의 배급까지 생각하면 3인 가족이 최소 500kg의 곡물을 배급받아야 하지만,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을 1년치 식량으로 받게 된 것이다.
이 안전원 가족은 지난해 초 1년치 식량으로 옥수수 300kg을 배급받았다고 한다. 2022년은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사가 잘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 여파로 곡물 수입도 적어 어느 때보다 식량 가격이 높았다. 그런데도 지난해 배급량이 올해보다 60kg 많았던 것이다.
또 평성시의 한 보위원의 경우에는 3인 가족 기준 입쌀 30kg과 껍질이 붙어 있는 통옥수수 200kg을 1년치 식량으로 배급받았다.
보위원들의 배급량이 안전원들보다 적었다는 것으로, 국경 지역과 달리 내륙지역은 보위원들보다 안전원들의 세가 강해 안전부가 더 많은 곡물을 확보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추수기에 ‘전례 없이 좋은 작황’이라고 지속적으로 선전했고,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도 ‘알곡 생산 목표를 넘쳐 수행한 것을 2023년도 경제사업에서 달성한 가장 귀중하고 값비싼 성과’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가 기관 일꾼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많은 양의 배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적은 양에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배급량이 적어 당황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농사가 잘됐다고 하는데 시장 쌀값도 많이 싸지지 않았고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낟알이 부족하다는 얘기만 들린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1kg당 북한 돈 6600원까지 치솟았던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은 벼 수확이 결속된 직후인 12월 초 4700원까지 하락했으나 12월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양강도 혜산시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쌀 1kg 가격이 5000원대를 넘어선 상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시장 쌀값, 새해 들어서도 강보합세…옥수숫값 상승 가팔라)
한편, 평성시 검찰소 일꾼들은 아직 배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소의 경우 1년치 배급을 한꺼번에 줄 수 있을 만큼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추후에 분할로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