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변화로 진정한 축산 진흥을 하는 것이 2024년 과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광천닭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열린 북한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을 “국력제고와 국위선양에 있어서 공화국의 영광스러운 발전행로에 큰 자국을 새긴 위대한 전환의 해”라고 자찬했다. 하지만 실상은 농업생산과 축산물 등 ‘의식주’의 첫 번째 과제도 수행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국민의 식량권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당면한 원인(immediate causes)은 개인에 영향을 미치고, 잠재 원인(underlying causes)은 가족과 관계되며, 근본 원인(basic causes)은 지역사회 및 국가와 관련된다.1) 근본적인 원인이 증가하면 더 많은 인구의 영양상태가 영향을 받는다.

어떻게 보면 현재 북한의 식량 위기는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의 부족으로 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2023년 축산물생산은 어느 정도일까? 2014년 북한이 발표한 ‘국가 경제 발전 전략(2016-2020)’에 의하면 과거 최고 생산 연도인 1970년대 말 생산량이 고기 28만 7000톤, 달걀 12억 6700만 개다. 과거 최고 생산량 대비 2014년은 고기 71%, 달걀 50%다.

2023년 북한 당국의 봉쇄정책으로 사료 공급이 거의 안 된 것을 고려하면 과거 최고 생산 연도의 50% 미만으로 고기 14만 3500톤, 달걀 6억 3350만 개도 안 될 것이다. 북한 주민 2500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주민 1인당 고기 5.74kg 차례지는 정도이고 달걀은 25.34개다.

북한 주민의 80% 이상이 단백질 섭취 부족 상태이고 단백질을 자신의 체중 ㎏당 평균 필요량(EAR)보다 적게 섭취하는 사람의 비율이 최근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에서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율은 성인은 자신의 체중 ㎏당 하루에 0.73g 섭취하는 것이 평균 필요량(EMR)이다. 예로, 체중이 50㎏인 사람이라면 매일 36.5g(50×0.73) 섭취하는 것이 평균 필요량인 셈이다.2)

최고 생산 연도를 기준으로 봐도 북한 주민 1인 1일 고기 섭취량은 32g, 달걀은 0.13개다. 자료에 의하면 고기 100g당 단백질 함량은 닭고기 16~28g이고, 달걀 1개당 6g, 소고기 17~28g, 돼지고기 17~40g이다.3)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면 북한 주민 1인 단백질 섭취량은(고기 100g당 단백질 함량을 20g으로 해도) 6.4g으로, 1일 평균 필요량(EAR) 36.5g의 17.5% 정도다. 북한 주민 정상 단백질 섭취 100%를 보장하려면 1일 182g의 육류와 달걀 1개가 필요하며, 동물단백질로 50%만 보장한다고 해도 1일 1인 91.25g 1년 33.3kg은 공급해야 한다.

북한 주민 2500만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육류는 1년에 적어도 83만 2656톤 생산돼야 한다. 북한의 축산업 생산능력이 최고 생산 연도 수준으로 복구되었을 때 1년에 28만 톤 정도인 것으로 보아도 육류 55만 톤이 외부로부터 공급돼야 한다.

2023년 노동당 8기 7차 전원회의에서 농업생산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노동당 전원회의가 내놓은 정책의 골자는 ‘자력갱생’과 ‘간고분투’를 동반한 충성심 발휘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농업정책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북한의 축산업 실태는 어떠할까? 고기와 달걀의 생산량은 그렇지 않아도 부족했던 최고 생산수준보다 떨어지고 있다.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자. 현재 돼지고기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고기생산 저하로 고기 가격이 2018년 1kg당 8000원에 비해 50% 상승하여 1만 5000원을 웃돌고 있고, 그나마도 현물 구경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유는 우리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생우유는 거의 불가능하고 수입(중국, 러시아, 유럽) 분유가 있지만 코로나19 봉쇄로 역시 현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 각지에서 사육되는 염소젖의 경우 상품으로 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공, 보관의 문제로 거의 불가능하고 현지 소비만 진행되는 것이 현실이다.

숫자와 사실이 보여주는 것은 노동당 전원회의가 내놓은 ‘자력갱생’과 ‘간고분투’를 동반한 충성심 발휘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정책으로는 절대로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출구 전략은 농업 축산부문에서 노동당의 간섭과 통제를 종식(終熄)시키는 데 길에 있다.


1) 임송수, ‘식량안보와 영양 안보의 관계와 추이’, p110, 『세계농업』 208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17
2) 의학신문, http://www.bosa.co.kr, 검색일 2023.12.19
3) https://m.blog.naver.com, 검색일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