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강도 높은 민방위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정세 긴장을 명목으로 주민들에게도 전쟁 준비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는 전언이다.
9일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12월 민방위 훈련을 조직하고 20여 일 동안 훈련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공장·기업소에 소속된 노동자 및 농장 농민으로 구성된 노농적위군은 지난달 말까지 각자 먹을 식량을 준비해 야전에서 생활하며 군사훈련을 받았다.
특히 이번 민방위 훈련은 예전보다 훈련 기간도 길고 훈련 강도도 높았다고 한다.
소총과 기관총 등의 총기류뿐만 아니라 야포, 기관포, 방사포 등의 포 무기 훈련까지 진행됐는데, 기관포나 방사포 정밀 타격 훈련을 처음 받아보는 인원이 적지 않아 훈련을 상당히 힘들어했다는 후문이다.
또 완전무장한 채로 야산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행군에서는 쓰러지는 사람이 여럿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런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면서 그 배경을 ‘날로 불안정해지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대외 정세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이를 통해 내부 단속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민방위 훈련에 참여한 일부 노농적위군은 간부들에게 술과 담배, 돈을 쥐여주며 훈련 강도를 낮춰달라고 부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다들 먹고 살기 힘든데 추운 날씨에 밖에서 먹고 자며 훈련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훈련 소집되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데 이번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훈련을 제대로 하려면 힘을 가져가야 하고 훈련을 쉽게 하려면 돈을 들고 가야한다는 말을 한다”며 “돈을 좀 찔러 주면 아무래도 조금 편하게 훈련을 할 수 있으니까 웬만하면 대부분 돈을 챙겨 가고 훈련 간부들도 돈을 받으면 훈련을 쉽게 해주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국가방위의 일익을 담당한 민방위 무력 부문에서 적들의 그 어떤 전투행동 수법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훈련 내용과 방식을 혁신해 노농적위군 지휘성원들의 작전 지휘 수준과 대원들의 전투행동 능력을 높이는 등 싸움 준비를 완성하기 위한 과업들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미뤄 북한은 앞으로 노농적위군, 교도대 등의 민간 군사조직을 활용해 전투 병력을 확대하고 민방위 훈련을 강화함으로써 군사적 긴장 상황에 대처하고 이를 통해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