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아버지 결혼 반대 부딪힌 외동딸, 목숨까지 내놓고…

출신성분 나쁜 교사 애인과 결혼 못 하게 하자 살초제 마셔…간부 집안 소동 동네방네 소문으로

2013년 8월 촬영된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경원군에서 교사로 일하는 한 여성이 권력 있는 간부 아버지의 완강한 결혼 반대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경원군의 한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교사인 여성 A씨가 군(郡) 검찰기관 간부로 있는 아버지의 결혼 반대에 부딪히자 살초제를 마셔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이미 2년간 사귀고 있던 남성 교사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한사코 반대해 나서면서 결혼이 어렵게 되자 이에 반발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애지중지 키운 하나뿐인 외동딸의 앞날을 생각해 출신성분도 좋고, 대학도 졸업하고, 군대도 갔다 오는 등 앞으로 간부로 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춘 남자를 사윗감으로 들일 작정이었다. 자신이 힘이 있을 때 군에서부터 도까지 쭉쭉 뻗어나갈 수 있게 도와줄 요량에서였다. 

하지만 딸이 결혼하고 싶어 하는 남자는 출신성분이 나쁜 쪽에 분류되는 재일교포 줄기로 알려져 “출신성분이 좋지 않으면 우리 집에 절대 사위로 들어올 수 없으니 당장 정리하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고는 주변 지인들에게 맞선 볼 만한 총각을 물색해 달라고 부탁해 실제 한 청년을 집에 데려오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교사와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를 도저히 설득할 방법이 없자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위험한 일을 저질렀다. 결국 A씨가 병원으로 실려 가는 소동이 빚어진 끝에 그의 아버지는 마지못해 결혼을 허락했다.

이후 A씨의 아버지는 사위가 될 딸의 애인에게 “교사나 하는 사위를 든 것이 창피하다. 내가 돈을 대줄 테니 당장 여기서 떠 청진시에 거주를 붙이고 무역계통으로 들어가라”며 교사 일을 그만두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소식통은 “이 집안에서 벌어진 소동은 동네방네 소문으로 다 퍼졌다”며 “주민들은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결과는 좋은 쪽으로 되었다면서 교사가 잘난 장인을 만나 성공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부러워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