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기존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해 주민간 정보 교환을 원천 차단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지난 6월부터 지능형손전화기인 막대기(피처폰)에 새로운 체계(시스템)를 태우는(설치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면서 “주거지나 사업장에서 가까운 손전화 봉사소 또는 이동통신센터 각 지점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새로운 체계 태우기 작업은 모든 주민이 필수적으로 해야한다”며 “올해 12월 말까지 신(신)체계를 전부 태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신체계를 태우면 통보문(문자)으로 사진이나 긴 동화상(동영상)은 보내지 못한다”며 “또한 서명 체계가 강화돼 (OS) 조작이나 다른 체계 태우기 또는 외부 정보 열람도 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은 휴대전화 문자 보내기 기능을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었지만 최근 북한 당국이 휴대전화 시스템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미디어 전송 기능을 완전히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새로운 OS를 설치하면) 통보문 내역 등 모든 사용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며 “국가가 승인하지 않은 자료를 삽입하거나 프로그람(프로그램)을 조작한 일도 모두 열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 당국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보안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기존에도 북한 스마트폰에서 개발자 기능이나 USB 디버깅 기능을 사용할 순 없었지만 휴대전화를 컴퓨터와 연결해 파일을 주고 받는 일은 가능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안 프로그램인 서명 체계를 강화하므로써 외부 파일 열람, 시스템 위변조, 프로그램 설치 등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는 얘기다.
개방성과 확장성이 장점인 스마트폰이 북한 당국의 완전한 감시와 통제 하에 놓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어떤 방법으로도 자국 스마트폰에 외부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신체계가 국가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다고 평가한다”면서 “2차 체계 태우기 사업을 내년 10월까지 전국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2차 사업 내용은 그 어떤 외부 단자로도 앱이나 프로그람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휴대전화 업데이트의 목적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차단을 명목으로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 실태를 감시하는데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새로운 체계 태우기 작업은 모든 이용자가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를 완료한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기록되고 있으니 국가가 언제든 사용 내용을 검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포치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다.
또한 소식통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새로운 체계를 태우지 않은 사실이 기관, 기업소, 지하철, 정류소 등 임의 시간, 장소에서 적발되면 손전화를 압수당한다”며 “이 경우 본인이 소속된 정치 기관에 통보돼 처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각 당과 행정·보위·안전기관은 물론이고 인민반까지 포치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본지는 북한이 지난해 모든 손전화 사용자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휴대전화 운영체제 업데이트 진행예정)
그러나 지난해까지 휴대전화 업데이트와 관련한 기술적 준비가 충분치 않아 해당 작업은 올 상반기로 연기됐고 지난 6월부터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다.
당국은 휴대전화 사용자들에게 올 연말까지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라고 수차례 권고했고, 이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부터는 휴대전화에 대한 통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