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보위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방지하기 위해 시·군 보위부를 불러들여 주민 사상 단속을 당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보위국은 주민들이 탈북하기 쉬운 동절기를 맞으며 주민들의 탈북 시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시·군 보위부 일꾼들을 도 보위국 회의실에 불러들여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도 보위국은 이 자리에서 ‘월남도주자(탈북민)들이 남조선(남한)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으며, 중국으로 비법월경한 자들도 역시 그들의 말로가 비참하다’는 내용으로 인민반들에 나가 주민 대상 강연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도 보위국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 ‘중국으로 넘어가는 순간 갈 곳 없이 숨어다니며 중국 경찰들에게 쫓기고 쫓기다 결국은 붙잡혀 다시 호송돼 감옥에 가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을 버리고 떠난 자들에게는 치욕만 있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라고 했다는 전언이다.
또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실명과 성별, 북한에 있을 당시의 거주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해 이들이 현재 어떤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지 주민들에게 똑똑히 인식시키라고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남조선에 가면 돈 벌어 잘 살 것으로 생각하고 달아나지만, 돈이 하늘에서 거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식의 말들로 주민들의 탈북 의지를 꺾어 놓으라는 지시다.
아울러 ‘남조선 국정원과 국가기관에서는 월남도주자들을 써먹고는 돈 몇 푼 쥐여주고 헌신짝처럼 버린다’, ‘남조선에 가면 말투가 이상하니 공장, 기관들에서도 받아주질 않는다’, ‘조선족이 더 대접받고 월남도주자들은 고향도 나라도 배신하고 온 반역자들이라고 인간 이하의 천대와 멸시를 받는다’는 등의 선전을 하게 했다고 한다.
이밖에 도 보위국은 지금의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강이 어는 것을 지켜보면서 조국을 저버리려고 생각하는 자들을 적발해 징벌할 것임을 반드시 주민들에게 밝히라고 당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이탈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도 보위국은 시·군 보위부 일꾼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의 동향과 실정에 맞는 강연자료를 만들어 인민반에 가지고 나가 강연하고, 비법 외국 손전화기(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비법월경하려 하는 대상들을 집중 강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