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양에서 무궤도전차가 불안정한 전력에 운행 중 갑자기 멈춰서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평양의 중심인 중구역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내부 주민들 속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전언이다.
4일 평양시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최근 날씨가 추워지자 전압이 딸려 무궤도전차가 갑자기 서는 일이 발생해 지난달 24일 저녁 평양시 당위원회가 평양시여객운수종합기업소에서 긴급 현장 회의를 조직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며 “이 자리에는 평양시 송배전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전에도 겨울철 기온이 낮아지면 무궤도전차가 멈춰서는 일이 잦았는데, 최근 당 고위간부들이 거주하는 평양시 중구역 한복판에서 무궤도전차가 전력 문제로 멈춰서 타고 있던 승객들이 모두 내려 전차를 밀고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본 한 간부가 당에 이 사실을 보고하면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 당장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평양시당은 곧바로 현장점검에 나섰고, 현장에서 긴급회의까지 열었다.
평양시당 간부는 이 회의에서 “이 일을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보셨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냐”며 “위성 발사 성공으로 온 나라가 환희로 들끓는데 혁명의 수도 평양시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평양시여객운수종합기업소와 평양시 송배전소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대립했다.
기업소는 전압이 낮아 언덕 경사가 조금만 높아져도 무궤도전차가 멈춰 선다고 주장했고, 송배전소는 사건이 발생한 시간대에 중구역의 전압이 낮지 않았다고 팽팽하게 맞섰다는 것.
결국 평양시당은 다음날 두 기관을 각각 방문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다시 회의를 조직했다.
2차 회의에서 평양시당 간부는 “원수님께 큰 기쁨과 만족을 드린 위성 부문 과학자들과 달리 서로 잘못을 미루는 이런 한심한 행위를 사상적으로 부숴버려야 한다”며 “이번 일에서 교훈을 찾고 연관 부문을 긴밀하게 조직,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이에 선거 당일이었던 지난달 26일에는 기업소와 송배전소 관계자들이 무궤도전차가 멈춰 서지 않도록 지속해서 점검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위 간부들이 거주하는 평양시 중구역에서조차 무궤도전차가 멈춰서 승객들이 직접 전차를 밀고 가는 사건이 일어나자 주민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언 손을 호호 불며 전차를 밀고 가는 상황이 작년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는데 올겨울에도 계속되면 큰일이다’, ‘위성 발사까지 성공했는데 평양에서조차 전기가 부족해서 무궤도를 밀고 다니니 웃음도 안 나온다’, ‘아직도 전기 문제 하나 못 풀어서 한겨울에도 무궤도를 밀고 다녀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비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