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G 통신서비스 시작… 속도 빨라졌지만 주민 반응은 ‘글쎄’

北 당국, 오는 2025년까지 4G 인프라 80% 구축 목표… “아직은 평양 중심구역서만 사용 가능”

북한이 10월 25일 평양 3대혁명전시관 경공업관에서 경공업제품전시회 ‘경공업발전-2023’을 개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4G’, ‘4세대’ 등의 표현이 들어간 스마트폰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사진=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일부 지역에서 4세대 이동통신(4G) 서비스가 시작되고 가입자 모집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서비스 품질을 강조하며 홍보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인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세대 이동 통신을 위한 통신 탑 구축은 일부 지역에서만 완료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세대 이동 통신에 필요한 장비나 자재가 중국에서 중고 또는 신품으로 들어왔다”면서 “(4G 관련) 기술지도서도 중국에서 함께 들어온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G 서비스 사업 추진은) 내각과 비상설 경제 발전위원회가 중추 중앙조직이고 정보통신국이 기술지도 지침을 제시한다”면서 “각 도·시·군 체신소들과 이동통신센터에서 (사업을) 집행 조직하고 있으며 인민위원회에서도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본지는 지난 10월 북한이 3세대 이동통신 및 4G 구축을 위한 통신장비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지난달 공개한 ‘경공업 발전-2023’ 전시회 영상 속에는 ‘4G’, ‘4세대’라는 스마트폰 광고 문구가 포착됐다. 이에 4G 서비스가 상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 中에서 통신장비 들여간 北…이동통신 속도·품질 향상 기대)

이런 가운데, 실제 북한은 일부 지역에서 4G 이동통신 가입자를 받고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4G 서비스가 이뤄지면서 통신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고 서비스 제한 구역으로 나오던 지하나 신호가 희미하던 곳에서도 신호가 잘 잡힌다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4G 통신을 이용하면 더는 신호 걱정을 안해도 된다고 강조하면서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다만 소식통은 “(4G 서비스가) 아직까지는 평양시 중심구역 일부에서만 이용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자료통신망을 사용하는데 막힘이 없고 시청이 끊기지 않는 등 신호가 정말 좋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기지국과 먼 곳으로 가면 (4G) 신호가 거의 없을 때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4기가(4G)를 쓰는 사람들은 3기가(3G)도 포기하지 않고 (전화기) 두 대를 함께 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모바일 기기는 4G 신호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자동으로 3G 또는 다른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전환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자동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북한 당국이 이를 정책적으로 막고 있는지 또는 기술적인 문제인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어 소식통은 “4기가(4G)는 진달래, 화원, 마두산, 청송, 철령, 아리랑 등 국산 생산 지능형 손전화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통신 탑은 오는 2025년까지 80% 이상 구축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4G 서비스에 대해 주민들은 가입을 서두르지 않고 조금 지켜보겠다는 반응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4G) 신호 막대기가 3개 이상 짱짱하게 설 때까지 별로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이나 벌써부터 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3기가(3G) 기계가 신호 약하면 신호 센 곳으로 가고 봉사 구역 밖이라고 나오면 봉사 구역으로 들어가면 되니 손전화 사용에 불편함이 그다지 크지않다”며 “4기가 체계가 어디서나 활발하게 잘 될 때 사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아직은 (4G 서비스가) 외면받는 수준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