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앱 ‘길동무’ 뜯어보니…네비게이션 이상의 기능까지?

내부 이미지에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 참여형 내비게이션 ‘웨이지(waze)’의 아이콘도 발견

북한 길안내 프로그램 길동무 2,0의 아이콘 모음. /사진=데일리NK

북한의 애플리케이션(앱) ‘길동무 2.0’이 상점, 주유소, 여관 찾기와 함께 자전거를 이용한 길 찾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차량용 내비게이션 앱이라기보다는 생활 밀착형 종합 지도 앱으로 평가된다.

본보가 ‘길동무 2.0’ 앱에서 사용되는 문자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해당 앱은 지도에 버스, 철도 및 교통정보를 2D 또는 3D로 표시하며 집 주소·상점·식당·여관·주유소 등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사용자가 상점·식당·여관·주유소의 이름과 업종, 휴식일, 전화번호 등을 지도에 추가할 수 있게 돼 있다.

아울러 길동무 앱은 자전거나 택시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이동할 때 길 안내도 제공하고 역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우리나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 앱과 비슷한 생활 밀착형 길 안내 프로그램에 가까워 보인다.

이밖에 길동무 앱은 ‘최적경로’, ‘빠른 우회’, ‘최소 도보 시간’, ‘도착시간’, ‘평균속도’, ‘소비 연료 측정’ 등 다양한 기능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부 문자열은 ‘금지’, ‘경고’, ‘그곳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의 문구가 있는 점으로 미뤄 특정 지역은 안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블루투스 관련 문자열에 ‘위치수신준비되였습니다’, ‘장치련결에 성공하였습니다’, ‘위치를 성과적으로 전송하였습니다’, ‘위치접수’, ‘~에서 위치정보를 보내여왔습니다’ 등의 문구가 있다는 점에서 길동무 앱은 블루투스를 이용해 서로의 위치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블루투스 사용자가 위치를 공유하는 것인지, 다른 GPS기기와 연결해 위치 정보를 수신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북한 길안내 프로그램 길동무 시작 화면. /사진=데일리NK

아울러 문자열에는 ‘인증을 사야 합니다’, ‘인증실패’, ‘해당한 인증화일을 찾을수 없습니다. 2차원부호코드(QR 코드)를 통한 인증을 진행하겠습니까?’, ‘2차원부호코드해석시 오류가 발생하였습니다’라는 문구도 있었다. 이는 길동무 앱을 실행하려면 별도의 인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북한에서는 앱을 구매할 때 원본 파일과 인증 파일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앱을 실행하려면 인증 파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증 파일이 없을 시에는 QR코드를 스캔한 뒤 별도의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 이미지 파일 중에는 미국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uber)’와 이스라엘의 참여형 내비게이션 ‘웨이지(waze)’의 아이콘도 발견됐다. 북한이 길동무를 개발하면서 해당 앱들을 참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외국에서 출시된 앱의 소스 코드 등을 분석해 재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공개된 김일성종합대학의 한 논문은 “현재 국내(북한)에서 이용되고 있는 Android 응용 프로그램 중 많은 부분이 국내외에서 이미 개발됐던 프로그램에 대한 역공학을 통해 재생산된 것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길동무 앱은 지난해 4.0 버전까지 출시됐으며,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길안내 프로그램 길동무 2,0의 내부 아이콘. 내부 이미지 파일 중에는 미국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와 이스라엘의 참여형 내비게이션 ‘웨이지(waze)’의 아이콘도 있다.사진=데일리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