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로 관리소 수감되면 성별, 연령 따라 뿔뿔이 흩어져

연좌제 적용해 가족 전체 수감…11세 까지는 엄마와 함께 살 수 있지만 이후에는 분리돼

북한 정치범수용소
북한 정치범수용소 일러스트. /사진=Adobe Firefly 생성

북한이 가족 단위로 수감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을 성별, 연령에 따라 따로 분리해 생활하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국가보위성 전체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입소하는 정치범들만 놓고 볼 때 가족 단위, 독신 비율은 4대 6 정도”리며 “다만 시설, 내부 관리 규정, 생산 과제 등에 따라 관리소별로 수감자 성비(性比), 가족, 독신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정치범수용소에 가족 단위로 들어오는 경우는 대체로 집의 가장이자 세대주인 이의 정치적 범죄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대개 남편,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처벌받게 될 때 죄의 경중에 따라 가족 동반 수용소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죄가 비교적 가벼우면 당사자만 정치범으로 낙인돼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며, 이런 경우 아내에게는 법적으로 이혼 절차를 밟을 것이 요구된다고 한다. 이혼을 거부하면 남편과 함께 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되거나 그에 동조한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반면 중범죄를 저질러 그 가족도 위험 대상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당사자는 물론 가족 전체가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며, 재산은 전부 몰수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은 죄를 저지른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가족까지 처벌하는 연좌제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은 정치범죄에 연좌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중대한 인권 침해 행위로 지적되기도 한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북한인권 인덱스] #2 기각된 인권, 연좌제)

이렇게 연좌제 적용으로 가족 전체가 정치범수용소로 수감되는 경우, 가족 구성원들은 뿔뿔이 흩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관리소에서는 남녀 부동석이 기본 규정”이라면서 “(가족을) 전부 갈라놓고 같은 성별이라도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이 서로 다른 관리구역에서 생활하며 연령대에 맞는 징벌과제반에서 징벌과제를 수행하는 게 내부 관리 규정”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예를 들어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이 관리소에 들어간다고 하면 아버지와 아들은 남자 관리구역 움막집, 엄마와 딸은 여자 관리구역 움막집에서 각자 지낸다”면서 “평상시에는 서로 일하러 오고가면서만 볼 수 있으며 태양절(김일성 생일, 4월 15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2월 16일)에만 부분적으로 가족 단위 생활을 한 번씩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녀가 어린 경우에는 엄마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11살까지는 성별과 관계없이 엄마와 살 수 있고, 엄마가 없는 경우에는 성별에 맞는 구역으로 보내져 그곳 총반장에게 맡겨진다”며 “11살이 넘으면 딸은 여자 관리구역, 아들은 남자 관리구역에 가서 또래들과 함께 생활한다”고 했다.

초급중학교(중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인 11세에 성별에 맞는 구역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9년까지는 고급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인 17세까지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었으나 이후에 11세까지로 규정이 바뀌었다.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는 기준 나이를 크게 낮춘 모습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아동이 부모의 상황이나 신분에 의한 처벌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며 분리된 아동은 부모와 접촉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아동권리협약 당사국이지만 아동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가족 단위 수감자들은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혼자 입소한 이들이 겪지 않는 고충에 시달리기도 한다.

소식통은 “때로는 다른 이들과 똑같이 가족에게 손가락질, 돌질을 하거나 모두 비판에 참여해야 한다”며 “가족구성원 중 자살자가 있으면 남은 가족은 전체가 10~40일간 추가 작업과제 처벌을 받고, 급식량 절반 공급 처벌, 집체 비판 대상으로 몰리기도 해 차라리 혼자 들어오는 것이 좋았겠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