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식용유 실은 中 차량, 주 1~2회 혜산세관에 들어와

수출이나 인적 왕래 이뤄지지 않자 무역 정상화 기대 하락…일부선 밀수 통로 개척 나서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세관에 쌀과 식용유를 실은 차량이 일주일에 한두 차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이달 초부터 지난 19일까지는 한 주에 한 번이거나 많으면 두 번 정도 쌀과 기름을 실은 중국 차량이 한 대씩 들어왔다”면서 “20일부터 26일까지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로 잠시 세관이 닫혔다가 선거 다음 날인 지난 27일부터 다시 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혜산 세관을 통해 중국 차량이 들어오면서 주민들 사이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무역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혜산세관서 드문드문 움직임 포착…무역 정상화 기대감 ↑)

그러나 이달 들어서도 쌀과 식용유를 실은 차량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들어올 뿐 그 외 별다른 움직임이 없고 세관이 활성화될 기미도 보이지 않자 무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국 차량이 드나들긴 해도 사람들이 먹고사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것들만 조금씩 들여오고 있고 그 외 수출이나 인적 왕래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무역 규모나 형식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니 주민들은 큰 불만”이라고 말했다.

실제 혜산세관을 통해 수입된 쌀이 풀리면서 쌀 가격이 내려가 부담이 조금 덜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장마당이 활성화되지 않아 벌이가 어렵다 보니 주민들이 순 쌀밥만 먹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 혜산의 일부 무역업자들은 밀수 통로를 개척하려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무역업자들은 세관이 열릴 것처럼 하면서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반복되니 이제는 아예 기대도 않는다”며 “그들은 자체로 밀수 선을 뚫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고 국경경비대와 밀수에 관해 여러 가지 토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경경비대 군관들도 제대로 배급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라도 무역업자나 밀수꾼들과 모의해 밀수 통로를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경 지역 주민들의 생활은 밀수가 재개되지 않는 한 코로나 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밀수가 돼야 돈이 유통되면서 먹고 살 수 있으니 사람들은 이제 밀수가 재개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