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세관서 드문드문 움직임 포착…무역 정상화 기대감 ↑

16일 공업품·신발 실은 차 한 대 들어오면서 '세관 열린다' 소문 또…일부 일꾼들은 의구심

양강도 혜산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최근 양강도 혜산세관을 통해 중국에서 차 한 대가 들어오면서 북한 내에서 무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지난 16일 혜산세관으로 공업품과 신발 등을 실은 차 한 대가 들어왔다가 물건을 싣지 않은 채로 중국으로 돌아갔다”며 “최근 혜산세관에서 조금씩 움직임이 보이면서 무역 일꾼들은 현재 마음을 졸이며 코로나 이전처럼 무역이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혜산세관에 관계자들이 들락거리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추석 전에는 세관을 통해 여러 가지 종류의 과일도 수입돼 시장에 풀리면서 무역 정상화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커졌다.

이후 9월 말 추석, 10월 초 중국 국경절, 10월 10일 당 창건일 등으로 세관의 움직임이 주춤했으나 지난 16일 공업품과 신발을 실은 차 한 대가 들어왔다 나가면서 ‘세관이 곧 열린다’는 기대감 섞인 소문이 다시 주민들 속에 퍼지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혜산시 주민들은 코로나 이전처럼 무역을 할 수 있게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이 ‘곧 세관이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고, 이번에 차량도 들어왔기에 (무역 정상화를) 확신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했다.

다만 차 한 대가 오간 이후에도 수출입에 대한 명확한 지시가 내려진 게 없어 무역 일꾼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초조함을 내비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광석 같은 것을 수출하는 회사들은 차량에 물건을 실어놓고 대기 중에 있은 지 오래”라며 “세관을 통과하기만 하면 돈을 뽑을 수 있는데 사람이 오가고 차도 들어왔음에도 수출품은 넘어가지를 못하고 있어 무역 일꾼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관이 열릴 것을 확신하고 잣을 사들인 무역 일꾼들은 수출할 때를 놓치게 될까 봐 불안해하며 속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무역업자들은 북한 무역 일꾼들에게서 물건을 받아 팔아 이윤을 남긴 뒤 대금을 주는 식으로 장사하기 때문에 물건이 넘어오면 좋고 안 넘어와도 그만이라는 입장이라 결국 아쉬운 쪽은 북한 무역 일꾼들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무역 전면 재개가 계속 늦춰지자 무역 일꾼들의 불만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무역 일꾼들은 ‘국가에서는 와크(무역허가증)비를 받아내고 지시를 내리면 끝이겠지만 나머지는 모두 우리들의 몫’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무역 일꾼들은 세관을 통해 물품이 나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세관이 열린다’, ‘무역이 전면 재개된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