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귀국하는 北 노동자들 짐에 대북제재 품목이 가득?

까다로운 中 통관 절차에 꼼수 써…개인 짐에 고가 의류 및 노트북 등 섞어 北으로 반출

북한 평안남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버스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에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본국에 보내야 하는 물품을 귀환하는 자국 노동자들의 개인 짐과 함께 밀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북한으로 반출되는 물품에 대한 통관 절차를 까다롭게 하자 ‘꼼수’를 쓰고 있는 셈이다.

28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행태는 지난달 말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중국 해관(세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하는 물건을 일절 반출하지 못하게 하고 종종 일반적 공산품의 통관도 허가하지 않자 계책을 쓴 것이다.

중국 해관은 귀국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개인 짐에 대해서는 통관 검사를 비교적 까다롭게 하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현재 중국에서 체류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 100명 정도가 버스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들이 북한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개인 짐의 크기는 최대 1㎥ 가량이다. 북한 무역일꾼들은 노동자들의 개인 짐에 비교적 고가의 옷, 신발, 가방 등의 의류·잡화와 노트북과 같은 전자제품 등을 실어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하지만, 중국 당국이 귀국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개인 짐을 자세하게 검사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북한으로 반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해관에서 이런 물품들을 문제없이 통과시켜줘서 기차로도 보냈는데 올해부터는 제재 물품에 해당하면 반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그러니 노무자(노동자)들 짐에 섞어 실어 보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북한 회사에서는 짐에 물품을 실어주는 조건으로 무역일꾼들로부터 짐 가방 1개당 700~1000위안 가량의 돈을 받고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의 짐 가방 10개에 무역 물품을 실어주는 경우 최대 1만 위안(한화 약 185만 원)의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북한 무역일꾼들 입장에서는 화물열차로 물건을 보낼 때보다 운송 비용이 훨씬 비싸지만 당장 물건을 본국에 발송하려면 이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이렇게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북한 회사와 무역일꾼들이 노동자들의 짐에 무역 물품을 실어주기로 합의하면서 애꿎은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노동자들이 귀국할 때 가져가려고 모아뒀던 가족들 선물이나 개인 짐을 강제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노동자들은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행렬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한편에서는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 무역일꾼들도 이렇게 노무자들 짐에 물건 실어 보내는 걸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서는 민감한 제재품이나 들여보내야 하는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