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비상 걸린 국경경비대, ‘화목조’ 조직해 군인들 산 내몰아

먹을 식량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군인 도둑질 늘어…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은 한탄

평안북도 압록강 국경경비대 하전사 군인 군대 북한군 초소
2019년 2월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국경 지대에서 포착된 국경경비대원들. /사진=데일리NK

양강도 혜산시에 주둔하고 있는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군인들이 겨울용 땔감 마련을 위해 산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혜산시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군인들이 화목조로 삼수군과 김정숙군 등에 파견됐다”면서 “근무 인원이 줄어들더라도 겨울 난방과 취사에 필요한 땔감을 해결이 당장 중요해 군인들을 산지로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국경경비대는 군인들에게 숙제를 내려 겨울용 땔감을 마련했다. 왕성하게 밀수가 진행되던 때 군인들은 주민들의 밀수를 뒤에서 받쳐주는 대가로 돈을 챙겼고,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땔감을 사서 부대의 겨울용 땔감을 보장해왔다.

군인들을 산에 나무하러 보내지 않아도 땔감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실제 국경경비대는 주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땔감을 가득 쌓아 놓기도 하는 등 겨울나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밀수가 막히면서 군인들이 뒷주머니를 찰 수 없게 되자 숙제가 내려와도 수행하지 못해 국경경비대가 겨울용 땔감 보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그전에는 하룻밤만 밀수 커버를 서면 1000위안 이상 돈 벌기가 식은 죽 먹기였기에 군인들에게 숙제를 내주기만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수행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밀수가 막혀 자기 배도 제대로 채우지 못해 헉헉대니 숙제를 내줘도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결국 국경경비대는 부대 겨울용 땔감 마련을 위해 화목조를 조직하고 군인들을 산간 지역으로 내몰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번에 화목조로 뽑혀 나간 군인들에게 부대에서는 ‘실정을 말하지 않아도 다 알 테니 더 말하지 않겠다. 동무들이라면 못 해 낼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믿고 보낸다’면서 독려했다”며 “군인들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명령을 수행할 수밖에 없으니 조건이 어떻든 땔감을 보장해야 하는 처지“라고 했다.

다만 국경경비대는 군인들을 나무하러 내보내면서 먹을 식량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한 소대에서는 지난 5일부터 화목조로 5명을 뽑아 내보냈는데, 이들에게 쌀과 강냉이(옥수수)를 합쳐 10kg만 주고 나머지는 자체로 해결하도록 했다”며 ”그러니 모자라는 쌀을 도둑질해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주민 집들을 터는 군인 도둑들이 더 늘어났다“면서 ”주민들은 가뜩이나 생활난을 겪는데 군인들에게 도둑을 맞는 피해까지 보니 ‘갈수록 태산이니 아침에 눈 뜨는 게 한스러울 정도’라며 한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