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전기자전거 비싸지만 수요 높아…도둑들의 주요 표적

북한 돈으로 400만원 넘어도 요구하는 사람 많아…도둑들 일일이 분해해 팔아넘겨 찾을 방도 없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한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전기자전거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싼 가격에도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2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전기자전거가 요새 장마당에 많이 나오고 있다”며 “밀수가 안 된다고는 하지만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 해상으로 자전거를 들여다 파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는 전기자전거가 중국 돈으로 3500위안(한화 약 6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돈으로 40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현재 1kg에 5000원 수준인 시장 쌀값으로 단순 계산하면 쌀 800kg가량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하루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격이지만, 돈 좀 있는 집들은 없어서 못 살 정도”라고 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전기자전거를 찾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반 자전거보다 빠르고 조금만 페달을 밟으면 힘을 덜 들이고 언덕을 오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대부분 장사 활동을 하며 먹고 사는 주민들에게 기동력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스쿠터 못지않은 기동력을 지닌 전기자전거의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는 ‘전력난에 전기 충전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인근에 군부대도 있고 공장들도 있어 전기를 끌어다가 쓴다”며 “돈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는 세상이니 없는 사람들이나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로 아등바등하고 고생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뚱땅거리며 잘 산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전기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도둑도 판을 친다”며 “도둑들은 전기자전거를 노다지 물건이라고 부르면서 귀신같이 훔친다”고 전하기도 했다.

배터리, 바퀴, 안장 등을 일일이 분해해 팔아넘기면 돈이 되기 때문에 전기자전거는 도둑들의 주된 표적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예나 지금이나 직장을 다녀도 생활비도 없고 배급도 없다 보니 적(籍)만 걸어놓고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도둑질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기자전거도 그렇고 그냥 자전거도 다 훔쳐다가 도색하고, 부속품들은 장마당에 팔아넘기니 도둑맞으면 사실상 찾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부 잘 사는 집들은 도둑의 침입을 방지하려 사냥개도 키우고 담장도 높이 올리는데, 도둑들은 오히려 그런 집들에 훔칠만한 물건이 있다는 점을 노리고 주변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다가 거주자가 외출한 틈을 타 숨어 들어간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