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 중국산 여성용품 등 수입품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시장 가격도 코로나 때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경제난을 겪는 북한 여성들은 선뜻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중국에서 위생대(생리대) 등 공산품이 수입돼 시장에 풀리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가격도 크게 낮아졌다”며 “하지만 정작 여성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들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는 수입품보다 국내(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이 더 많았으나 최근에는 수입품이 국산품만큼 많아져 가격이 크게 내렸다.
실제 코로나 국경봉쇄로 시장에 수입품이 고갈되면서 평성 시장에서는 중국산 생리대 10개입 가격이 북한 돈 4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훌쩍 뛰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입품이 대거 유통되면서 가격이 7500원으로 뚝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산 생리대는 10개입에 3500원으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지만, 질이 좋지 않아 과거에도 지금도 여성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내에서 생산된 위생대는 착용감이 좋지 못하고 움직일 때도 안정감이 낮을 뿐만 아니라 흡수력도 떨어져 생리혈이 옆으로 흘러내린다”며 “그래서 여성들은 비교적 질이 좋은 수입품을 선호하는데, 값이 내렸다 해도 여전히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 사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 전에는 5명 중 3명이 중국산 생리대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5명 중 1명 정도만 사용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코로나 전에는 젊은이들이 가제 천으로 된 위생대를 사용하는 것을 창피하다고 생각해 일회용 위생대를 많이 사용했는데,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젊은이들도 자체적으로 만든 천 위생대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산은 돈이 있어도 질이 떨어져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기간 600~700원에서 1만~1만 2000원으로 값이 치솟은 중국산 칫솔과 치약도 현재 수입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평성 시장에서 칫솔은 3000원, 치약은 4500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때보다 60~70% 떨어진 가격이지만 1000원대의 국내산 제품보다는 2배 이상 비싸다.
소식통은 “칫솔과 치약은 질을 따지지 않고 가격이 비교적 눅은(싼)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칫솔은 한번 사면 솔이 다 닳아 모양이 다 흐트러질 때까지 1년 가까이 사용한다”고 전했다.
한편 양강도 혜산시 시장에도 중국산 여성용품이 많이 풀렸지만, 주민들이 어려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구매를 망설여 상인들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장마당에 여성용 소비품들이 다양하게 많이 나와 있는데 사람들이 가격만 물어보고 사지는 않는다”면서 “국산은 아무리 좋고 가격이 눅어도 인식이 좋지 않아 사려고 하지 않고 수입품은 사용하고 싶은데 경제난으로 구매할 여력이 없어 눈으로만 보거나 가격만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