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줄일수록 좋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각 도 건재전시회-2023’이 개막됐다”면서 “마감건재의 다양화, 다종화, 다색화를 실현하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 16개 지표에 280여 종의 건재품들이 전시회에 출품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이 각종 전시회를 차려놓고 자화자찬(自畵自讚)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 현실과의 괴리는 심각하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1일 개막한 각 도 건재전시회에 선보여진 전시품 중 일부는 정상적인 생산 공정이 갖추어지지 않은 시설에서 생산한 시제품이나 상표만 바꾼 수입품도 있다.

전시는 ‘인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산 공정도 없는 시제품이라 어디를 보아도 주민들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내각의 성 기관들과 위원회에서 경쟁처럼 벌어지는 전시회가 대외 홍보용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최고지도부에 잘 보이기 위한 보고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제대로 하려면 전시회 준비 과정에 실제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전문가 및 사용자의 평가를 통해 전시품의 질을 제고하며, 생산 능력과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 전시회에서 상품 매매 계약을 바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전시회와 현실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상이 있으면 현실도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실천도 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그저 목표만 바라보고 현실을 자화자찬할 때가 많다. 이렇게만 한다면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일 수 없다. 반세기도 더 전에 세워진 ‘이밥에 고깃국 먹는 세상’이라는 목표가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것을 보라. 이런 북한의 현실을 보면 지도자와 노동당을 잘못 만나 고생하는 주민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또 이런 상황이 오래갈 것 같아 불안하다.

북한 주민들은 이제 노동당이 그 어떤 행복한 세상을 가져다주리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더는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어려움을 동기부여이자 동력으로 삼아 내가 바라는 삶을 이루기 위한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노동당 지도부는 핵과 미사일에 미쳐 시련을 강요하지 말고 주민 삶의 질 개선에 필요한 유연하고 자율적인 제도 마련을 우선해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난관에서 벗어나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