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맞아 온천 적극 홍보하고 나선 北…양덕온천 ‘각광’

염증 수치 낮춘다며 효능 선전…내년 해외 관광객 오면 가기 힘들다며 나서는 주민 많아

북한 인민군 창건일(2월 8일) 75주년 경축행사에 초대된 원군미풍열성자들이 평안남도 양덕온천문화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연말을 맞으며 북한에서 겨울 온천이 각광받고 있다. 북한 당국이 내년부터 해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면 정작 내국인들은 온천을 즐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온천 휴양을 즐기려는 내부 주민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전언이다.

23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에서는 지난 15일부터 기업소별로 겨울 온천 휴양생, 요양생 뽄트(T.O)가 내려와 적잖은 주민들이 양덕온천으로 향하고 있다.

소식통은 “연말을 맞아 겨울 온천 휴양생과 요양생을 선정해 특별히 양덕온천에서 휴양과 요양을 하게 하라는 성, 중앙기관의 지시가 이달 초에 황해남도에 내려왔다”며 “이에 도에서는 올해 중앙과 도가 정한 10대 최우수 기업소들에 양덕온천 휴양생, 요양생 뽄트를 내려 이달 말까지 집체 휴양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그동안에는 기업소 재정과로 뽄트가 내려와도 자부담해야 하는 온천 비용 때문에 누구도 가려고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전과는 사뭇 달리 나서는 주민들이 꽤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내년부터 중국인이나 해외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면 우리 사람들이 양덕온천에 휴양이나 요양을 갈 수가 없을 것이라고 여기는 분위기여서 이번엔 가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양덕온천에는 휴양뿐만 아니라 요양할 수 있는 시설도 별도로 갖춰져 있다”며 “초단파, 초음파, 자외선, 적외선, 레이저 치료 등 물리치료와 함께 감탕(진흙) 치료도 할 수 있어 다른 온천보다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은 기업소 재정과들에 양덕온천 휴양생, 요양생 뽄트를 내려보내면서 양덕온천이 염증 수치를 낮추고 장 기능 회복에 특효가 있다고 선전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황해남도 인민위원회는 각 시·군들에 ‘11월에는 양덕온천의 효능이 더 두드러진다’고 선전하면서 많은 주민이 적극적으로 휴양 및 요양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 인민반들을 통해서도 양덕온천 집체 휴양을 조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국 사람들이 다 차지하기 전에 편하게 휴양하는 마지막일 수 있으니 가보자고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많지만, 어떤 사람들은 도내에 있는 삼천군 달천온천도 약효가 좋은데 양덕온천 물이라고 특별하겠냐면서 안 간다고도 한다”며 각양각색의 주민 반응을 전했다.

평안남도 양덕군에 있는 양덕온천문화휴양지는 2018년 11월 착공 후 1년여 만인 2019년 12월에 준공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후 해외 관광객 유치로 합법적인 외화 획득이 가능한 관광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관광지구 건설에 공을 들여왔는데, 특히 양덕온천 관광지구와 관련해서는 건설 현장을 여러 차례 찾을 만큼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준공 이후 코로나 사태에 따른 국경 봉쇄로 해외 관광객 유치에는 차질이 빚어졌으나 그간 북한은 내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쏠쏠하게 수입을 챙겨왔다. 그러다 올해 연말을 맞아 겨울 온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서면서 다시 한번 유휴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