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현장에 무기·장구류 갖추라”…긴장 분위기 끌어올려

함경북도당 군사위원회, 기업소 당 조직 통해 전쟁 준비 태세 강화 지시…체제 결속·내부 선동

훈련을 받고 있는 북한 노농적위군.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캡처

함경북도당 군사위원회가 전쟁에 대비해 도내 기업소 당 조직을 통해 생산 현장에 무기·장구류와 비상용품들을 항시 갖춰두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당 군사위원회는 도내 모든 노농적위대가 전쟁에 대비해 만단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지난 20일 무기·장구류와 비상용품을 생산 현장에 구비해 놓고 생산에 들어갈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함경북도당 군사위원회는 기업소 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돌격대로 살림집 건설 등 외부 현장에 동원된 노동자들도 현지 일터에 무기·장구류와 비상용품을 준비해두고 일할 것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생산 및 경제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배낭과 목총은 물론 쌀, 내의, 양말, 신발, 담요 등을 항시 갖춰놓고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에서 생활하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도당 군사위원회는 이번 지시를 내리면서 전쟁 마당을 안고 살아야 하는 오늘의 엄혹한 현실에서 탈선하지 말고 단 한시도 긴장을 놓지 말라면서 현장에 무기·장구류와 비상용품을 구비해 전쟁 준비 태세를 강화하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식통은 “도당 군사위원회는 ‘우리는 건국 이래 가장 간고하고 위험한 적들의 도발 시기를 경과하고 있다. 우리 혁명 앞에 닥쳐온 적들의 도발 책동은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긴장된 분위기를 세우라는 것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씀에 따른 것’이라고 찍어서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우리 국가를 위협하는 대한민국 것들과의 판가리 싸움에서 최종 승리하기 위해 전당, 전국, 전민이 긴장된 태세로 사업과 생활을 해야 한다’, ‘가장 위험천만한 대결이 기다리고 있으며 전쟁 국면에로 거침없이 빠져들 수 있으니 현재 조성된 정세를 만성적으로 대하려는 태도는 위험하다’는 등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며 대남 노선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내부적으로 전쟁 분위기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면서 체제를 결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도당 군사위원회는 이번 지시에서 ‘제국주의 패권 광증이 모든 가면을 벗어버린 오늘의 국제정세가 조선반도(한반도)에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고 있고, 올해는 그 최절정에 이른 시기’라며 ‘당을 믿고 국가와 인민이 한마음 한 덩어리가 돼 투쟁방략들을 정하고 경제, 농업, 건설 전선에서 최대의 마력을 내야 한다’며 선동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