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아이 목숨 언제까지…험지 강요에 北 부모 울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당 중앙의 호소를 받들고 올해 10만여 명의 청년동맹일꾼들과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 전구들에 용약 탄원(자원)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탄광, 광산, 농촌 등 험지에 청년들을 내몰고 있는 가운데, 이런 강요(일명 탄원) 정책에 대한 최근 부모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고 한다. 

16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월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은 각 시, 군 청년동맹 조직에 어렵고 힘든부분 진출자 계획을 무조건 달성하라는 지시문을 하달했다. 

이에 각 지역 청년동맹과 당 조직이 총동원돼 청년들의 집집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나섰는데 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조국의 부름에 서슴없이 한 몸을 내댈 줄 아는 고결한 인생관을 체질화하라”는 요구에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의 목숨을 요구할 것인가. 차라리 다 죽여라”라고 대놓고 울분을 터트린 50대 주민이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받는 사실도 있었다고 전언하고 있다.  

청년은 한 나라의 미래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먹이고 공부시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투자하고 심혈을 기울인다. 따라서 정권 유지를 위해 청년들의 미래를 혹사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탄광, 광산,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면 기술을 혁신하고, 자본을 투자받아 기계화로 추진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전환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에 빠져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험지로 내몰아 그들의 정신과 육체를 해치는 방식을 택한 건 너무도 비인간적인 행위다.

노동당이나 최고지도자가 청년들의 미래에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은 없다. 지금 국제사회는 청년들이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할 뿐만 아니라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북한과 같이 청년들의 이상과 꿈을 무시하고 험지 진출을 조국애라는 명문으로 강요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당연히 청년들이 자기의 미래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미래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

국제 전문가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높을수록 사회적 고립의 수준이 증가하고, 미래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생각할수록 사회적 고립이 증가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의 청년들처럼 상대적 박탈감이 높을수록, 미래 전망을 부정적으로 인식할수록,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을수록 그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의 육체를 혹사하고 정신을 학대하는 국가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험지 강요 정책을 취소하고 청년들이 자기의 미래를 결정하게 자율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