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20대 女 상대 강도 살인 발생…주민 불안 고조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준비 기간 벌어진 사건에 일각에선 정치적 책동으로 보기도

지난달 20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시장에 가던 20대 여성이 대낮에 신원 미상의 괴한에게 공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본보는 혜산시 안전부가 하달한 사건 공동수사 포치문을 입수했다. / 사진=데일리NK

지난달 말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20대 여성이 수확한 농작물을 가지고 가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데일리NK가 입수한 혜산시 안전부의 공동수사 포치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양강도 혜산시 신보리 지역의 한 오솔길에서 20대 여성 신모 씨가 신원 미상의 강도에 의해 살해됐다.

신 씨는 직접 농사지은 두부콩을 내다 팔기 위해 이동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시 안전부가 유가족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신 씨는 집을 나설 때 국방색 배낭과 흰색 마대를 지고 있었으며 마대에는 두부콩 10kg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 씨의 시신에서는 목이 졸리고 돌로 머리를 강타당한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에 시 안전부는 용의자가 신 씨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빼앗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용의자의 신원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위해 당·행정·법적 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라는 당·내각의 공동지시문이 하달된 직후여서 시 안전부는 이 사건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사건이 아닌지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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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대개 선거와 같은 정치적인 행사를 앞두고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단속 및 경계 태세를 강화하곤 한다.

소식통은 “사건이 발생한 날이 대의원 선거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날이라 이번 사건을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니라 정치적 책동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며 “선거 준비 기간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닐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한편, 시 안전부가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수사를 선포하고 인민반 각 세대에 이번 사건에 대한 회람(전단)까지 돌리면서 주민 사회에 살인 사건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으니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면서 또 이런 사건이 일어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