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파견된 北 노동자들, 퇴근 후 속눈썹 제작 부업 나서

상납금 바치고 남은 돈으로는 생활 불가능…독성 강한 재료에 부작용 겪지만 병원도 안 가

중국 랴오닝성 의류공장 북한노동자
중국 랴오닝성의 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 /사진=데일리NK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한 의류 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퇴근 후 3시간씩 속눈썹 제작 부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된 공장에서 받은 임금의 일정 부분을 당국에 바치고 나면 남은 돈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어려워 부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퇴근 후 3시간씩 공장 밖으로 외출해 속눈썹 제작을 한다”며 “여기서 번 돈을 당국에 상납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하기가 어려워 부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곳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은 2800위안으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만원이다. 여기서 북한 당국에 헌납하면 남는 돈은 많아야 1000위안(한화 약 18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남은 돈으로는 생필품도 구매하기 어려운 형편이고, 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위생용품을 살 돈마저 아끼려 천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한다. 결국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부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게 현재 북한 노동자들의 처지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이 퇴근 후 부업하는 것은 당국에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임금을 떼이지 않고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곳 랴오닝성의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한 후 3시간씩 속눈썹을 만드는 부업을 하는데, 속눈썹 한 쌍에 중국 돈 20전씩 많아야 하루에 35위안을 버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속눈썹 제작 시에 쓰는 재료(풀)가 독성이 강해 노동자들은 온몸에 두드러기가 일거나 구토 증세를 보이는 등 여러 가지로 고통을 호소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속눈썹을 제작할 때 들어가는 풀이 정말 독해 마스크를 끼고 작업을 해도 심한 냄새가 난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이 구토, 두드러기, 복통, 눈이 붓는 현상 등 여러 부작용을 겪는다”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풀도 한국산을 쓰면 아무런 부작용이 없지만 가격이 비싸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중국산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북한 노동자들은 이렇게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병원에 가면 또 돈을 쓰게 되고 그렇게 되면 힘들게 부업한 의미도 없어지니 고통을 참아가며 속눈썹을 제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