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시작된 北…구멍탄 가격 지난해 比 크게 떨어져

석탄 가격도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소식통 "석탄 부족한 게 아니라 돈이 문제"

북한 주민들의 월동용 구멍탄. /사진=데일리NK

북한 주민들이 본격적인 월동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대표적인 난방 연료인 구멍탄(연탄)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 결과 지난 15일 기준 북한 평양, 평안북도 신의주의 구멍탄 1개 가격은 각각 북한 돈으로 300원, 25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37.5% 떨어졌다.

구멍탄의 주원료인 석탄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 가격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석탄 가격은 톤당 180~230위안(북한 돈 약 23~29만원)이다. 지난해 월동 준비 기간 석탄 가격이 톤당 270~320위안(북한 돈 약 35~41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석탄 가격 하락은 수요와 관계없이 계속되는 채광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식통은 “탄광연합기업소는 연간 생산 목표만 채우면 되니 가격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석탄을 생산한다”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여기(북한) 주민들은 10월부터 겨울나이(겨울나기) 준비를 시작하는데, 김장용 배추와 무 다음으로 겨울용 땔감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세상에 공짜는 없고 무엇이든 돈을 주고 자체로 해결해야 하니 석탄 가격이 낮으면 좋지, 나쁘다고 할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대체로 북한 주민들은 석탄을 구매해 이를 구멍탄으로 빚어 겨울철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데, 주민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려면 1.5~2톤 정도의 석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비용 부담도 줄어들겠지만, 문제는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석탄 가격이 크게 내렸다고 해도 겨울나기를 위해 1.5~2톤의 석탄을 구매하려면 북한 돈으로 약 34~58만 원을 써야 하는데, 이는 현재 북한 시장에서 1kg에 5000원하는 쌀 68~116kg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석탄이 부족한 게 아니라 돈이 문제”라면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주민들이 구멍탄을 찍어낼 석탄을 매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석탄 장사꾼들이 탄광연합기업소에서 저렴하게 석탄을 넘겨받아 주민들에게는 비싸게 판매해 이윤을 남기려 하기 때문에 석탄 가격 하락에 대한 주민 체감도는 높지 않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